시와 음악

정철의 가을시 한편

양곡(陽谷) 2008. 8. 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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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日作 / 鄭澈

 

밤에 내리는 비 한밤에 대나무 울리고


풀벌레는 가을 되자 침상으로 다가오네


흘러가는 세월을 어찌 멈추랴!


흰 머리 자라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草蟲秋近床(초충추근상)


流年那可駐(유년나가주)     白髮不禁長<백발불금장)



가을 야심한 밤에 내리는 비가
대나무 잎을 두드리는 소리에
대청마루 아래 귀뚜라미는
삶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으려
애처롭게 짝을 찾아 절규한다.


흘려 보낸 세월이 아쉬워도
멎게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아야 했거늘


육신이 다하여
변하여 가는 백발을
어찌 자라지 못하게 하리오.


인간의 최대 약점인 죽음과
인생의 무상함을 슬퍼하며
정철이 만년에 노래한
오언절구(五言節句) 시다.


이태백이 노래한
추포가(秋浦歌)와
그 의미가 유사하다.


 

 

[시인]
鄭澈(1536∼1593). 조선 중기의 문인·정치가.

본관은 延日. 자는 季涵. 호는 松江. 시호는 文淸.

 

옛동산에 올라 (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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