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이영애 작시

양곡(陽谷) 2024. 6. 5. 22:07


어울림

풍성한 나뭇잎
새로 잎이 상해
보잘것없이
자란 화초를
매만지다가

휘어진 줄기가
안쓰러워
밑동을 자를까
망설이다

그 모습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까맣게 시간을
잊고 문득 지켜본
꽃가지는

작은 어깨를
기대어 꽃을피우고
조화롭게 숲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서로 다른 화음이
아름다운
연주가 되어
크고 작은 울림에
일깨웁니다

한데 어우러져
모진 바람을
막아주고

때로는 등을
내어 주고

흔들리는 내 안을
붙잡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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