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이영애 시

양곡(陽谷) 2024. 5. 19. 18:04

한바탕 꽃비가 쓸고 간 세상은
아이의 눈망울만큼
맑게 씻어낸다

멀리서 보면
흔들리는 봄빛마저
하늘빛에 안긴다

먼 데서 내리는 빗소리가
꽃눈 속에 떨어진다
메마른 등줄기를 흥건하게 적신다

진종일 비가 온다고
울어줄 봄새 없건만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장에 맞지 않아도
헤아릴 수 없는 날을 참아왔는지

정신없이 오는 빗소리는
이내 젖은 가슴이라고
구구한 변명보다
한동안 보고싶었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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