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등

그럴싸한 말/이범상 스님 posting 에서

양곡(陽谷) 2023. 11. 29. 22:43

52. 그럴싸한 말

예전
용서하고 화해하라는 말
바탕 읽어내지 못하고
금과옥조처럼 유행할 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잘못은 덮어 두고 무작정
손 잡고 함께하라는 말이냐
공개적으로 물은 적 있다

요즘, 언젠가부터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
참으로 그럴싸한 미사여구
인기 영합에 한창이다

세상 만물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어 소중하니
이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름으로 아름다운 게 아닌가

그래서
다름은 인정하는 게 아니라
다름을 이해할 때 비로소
옳음이 드러나게 된다

다름으로 하나를 이루는 우주
다름의 바탕을 이루는 그 하나
그 하나에서 벗어난 다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틀림

헐레벌떡 뒤늦게 따라온 과학
일체만물 空함을 밝혔으나
여전히 有, 有我 판치는데
어찌 다름을 인정하리오

다만, 다름을 이해하여
다툼 없는 화합세상 만들어
다름의 바탕 본래의 한 자리
그곳에서 만나야 하거늘

다름을 인정하라는 글
다름의 바탕 본래 그 자리
그 자리에서 벗어난 견해
지적하지 않으니 안타깝다

*옳음 - 진리
*유有 - 모든 것에 실체가 존재한다는 견해.
*유아有我 -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면서도 '나"라는 존재가 실재한다는 착각.

<어느 유명 스님이 쓰신 다름을 인정하라는 글을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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