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와 관련된 정치와 시사

올해 9월 <중세지향 퇴행사회>라는 단행본 내용

양곡(陽谷) 2023. 11. 14. 18:06
올해 9월 <중세지향 퇴행사회>라는 단행본 내용
눈부신 IT 강국, 정치와 법률, 대학, 언론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세계 10위 안에 든 우리나라가 왜 '중세지향 퇴행사회'인지, 이런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홍 교수님과의 대담 인터뷰에서 짚어 봤습니다. “교수들까지 먹방·트롯에 빠져 붕뜬 한국...과거지향 선동만 판 친다"우리나라가 해방된 지 78년, 즉 35년의 식민기간 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흘렀지만, 정치인은 물론 상당수 지식인들조차 식민시대의 사고방식과 논리에 갇혀 있다.”대학교수, 언론까지 친일(親日)·반일(反日) 이슈에 과민 반응하며, 반일을 외치지 않으면 누구든지 매국노(賣國奴)로 지탄받을 수 있다.”
. 이창위 서울시립대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1983년부터 40년간 일본 천황과 총리는 일본의 한국 병합(倂合)에 대해 총 53회 공개 사과했다. 아키히토 천황은 4회, 아베 신조 총리는 19회였다. 사실상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 경영을 사과한 사례는 일본과 이탈리아 정도 뿐이다. 이탈리아는 2008년 당시 리비아가 원유 수출을 끊겠다고 나오자 원유를 계속 공급받기 위해 사과했다. 세계 10위권 대국인 우리가 일본에게 제국주의 시대 역사를 사과하라고 계속 요구하는 것은 소아병(小兒病)적인 행태이다. 혹자는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도 트집 잡는데 연세대 김철 명예교수의 표현을 빌면, 진정성의 요구 그 자체에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 그런데도 공공영역이 나서서 ‘토착왜구’ ‘죽창부대’ 같은 초라한 주장을 했으니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1995년 8월 15일 김영삼 정부가”중앙청의 소멸은 단순한 건물 해체를 넘어 근대화 정서의 파괴였다. 해방 후 지속된 근대화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북한식(式) 민족주의에 동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의 판단은 반(反)헌법적 행위로 ‘전적으로’ 무효화해야 한다. 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낙인찍은 사람들의 재산을 박탈한 것은 헌법 위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明示)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정권 가운데 ‘중세지향 퇴행성’이 가장 강했던 곳을 꼽는다면?
“문재인 정권이라 단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3류 대학 운동권 학생들이 동아리를 운영하는 사고방식으로 국가를 경영했다. 자유·민주·인권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 국가를 향해 대통령이 TV 앞에서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권 5년이 우리 역사에서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근대 사회는 스스로 사유·판단하는 ‘깨어있는 개인(個人)’들의 결사체 아닌가?
“그렇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동과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조국 현상’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 파시즘의 망령이 깊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1930년대 독일 국민의 투표로 정권을 장악했듯, 대한민국에는 선동되려는 기층 민중과 선동에 도(道)가 튼 정치꾼들, 선동으로 먹고사는 사이비 언론이 즐비하다. 매우 취약한 구조에서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이를 막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의 지력(知力)을 높여야 한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널리 텍스트를 읽고 토론하는 습관이 붙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의 허리로서 건강한 지식인층이 구축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지식인층에서 국가 미래를 개척하고 이끄는 핵심 엘리트가 나와야 한다. 사실은 이 세 가지 모두 ‘많이 읽자’는 얘기다.”
교수 연봉이 20년 가까이 동결된 탓인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나 사명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학진학률이 80%가 넘은 사회에서 지식인들의 담론(談論) 수준이 졸렬하다. 한국 사회에 과연 지식인 집단이 존재하는지 회의할 때가 많다.”-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바가 혹시 있나?
“윤 정부의 국방 외교정책 방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예우(禮遇)를 갖추는 점도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청년 전문가들과 신진 엘리트의 발굴에 인색한 점은 아쉽다.
윤석열 정부의 목표는 이승만 대통령이 수립한 공화정의 진전, 즉 좌익 전체주의 공세로부터의 사회 방어여야 한다. 그에 걸맞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수혈하기 바란다.”
앞으로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은 누가 맡아야 할까?
“1980년대부터 외교관과 주재원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 싶다. 덕분에 해외에서 교육받은 엘리트 집단이 생성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전반부에 태어나 조기(早期) 유학을 다녀온 30대와, 외고·과학고에서 국제 감각을 체화(體化)한 이들도 한국 사회의 큰 자산이다. 국내 젊은 엘리트들도 언어능력과 적응력이 기성 세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따라 최근 출범한 태재(泰齋)대학이 성공하고 확대 운영되기를 바란다. 아무 노력없이 최근 30년 동안 울궈먹은 586 운동권 세대는 분리수거통에 버리고 국제감각이 왕성한 엘리트들로 진용을 짜야 한다.” 이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사회 최상위 엘리트들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 지금 공공영역을 책임져야 하는 정치권의 한쪽은 인생에서 한 번도 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운동꾼이 주류이고, 다른 한쪽은 인생에서 한 번도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오렌지족이 주류이다.
대한민국의 최근 30년간은 삼성·현대차·LG·SK 같은 대기업들의 힘으로 버텨왔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당면하고 있는 복잡·첨예한 국가 이슈를 해결하려면 지금 수준의 정치인들로는 어림도 없다. 우리와 경쟁하는 G7 선진국들과 중국은 최고 엘리트들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고, 그 사회는 후속세대를 효율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