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하는 쪽이 이긴다]
여름의 태양이 이글거릴 때 만물이 무기력한 것 같아도 착실히 곡식이 익어간다. 정치가 멎어버린 여야의 극한대립 가운데에서도 다가오는 총선에서 과연 어떤 구도로 여야가 맞설지에 관해 차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의 유력한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예상한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처럼 언제나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격렬할 수도 있다. 지금의 예측이 별 의미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최근의 어느 여론조사에 의하면, 오히려 뜻밖에도 야당의 압승이다. 여당은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하고, 전체 의석수도 지금보다 더 찌그러든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초래될지 모른다. 핵심은 어느 쪽이 더 변혁의 기세를 올려 수도권 주민과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하는 것이다.
야당이 먼저 나서는 느낌이다. 10월쯤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이재명 당대표가 물러나고 김두관 의원이 당대표가 되게끔 물밑작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역시 진보의 쪽은 선거에 임해 기민하게 움직인다. 또 김부겸 전 총리가 비명(非明)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를 규합한다고 한다. 그가 이 작업에 성공한다면 금태섭, 양향자 같은 신당창당추진세력들도 민주당 쪽으로 흡수가 가능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엄청난 파워가 창출된다. 하지만 민주당의 최대 지분소유자인 이해찬 선생이 여기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할 것이 아닌가.
국힘당은 여전히 무기력하다. 방송에 출연하여 여권의 입장을 한 마디 옹호라도 해주는 의원조차 극소수다. 자기보신에 다들 바쁘다. 거기에다 우리 헌정사상 유례가 없게,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당대표 같은 사람은 자기당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부출범부터 한결같이 저주의 칼을 겨누며 공격을 퍼부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같은 이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필요하면 윤 대통령에게 미소를, 약간이라도 틀어지면 실룩거리는 입으로 비난하기 바쁘다. 그들은 윤대통령을 운 좋아 돈 번 졸부쯤으로 격하하여 바라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윤 대통령은 국힘당의 테두리에 그대로 갇혀야 하는가? 이런 현실적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신당창당을 하려고 한들 그에게는 자신을 대리하여 이 궂은 작업을 추진할만한 사람이 없다. 김한길 사회통합위원장 정도가 눈에 띄나 이미 국민의 눈에 그는 흘러간 냇물이다.
평생 경세(經世)의 포부를 안고 산 공자(孔子)는 이상적인 지도자를 ‘무위이치자’(無爲而治者)라고 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철저한 권한위임을 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혼자서 바쁘게 움직일 따름이다. 그의 뒤를 받쳐줄 사람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국힘당에서 전기(轉機)를 마련하는 동력이 나오기 어렵다. 총선을 준비하는 컨트롤 타워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윤대통령이 나서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당창당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 국민의 신망을 받는 인재들을 널리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그를 향해 험한 표정을 짓는 55% 전후의 강력한 콘크리트 비토층을 깨지 않으면 총선승리나 정권재창출은 어렵다는 절박한 인식을 가지기를 바란다.
과감한 변혁을 통해 보다 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쪽이 총선에서 승리한다. 변혁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9월 29일 추석 전에 최소한 변혁의 그림이라도 가시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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