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인걷기모금운동의 의의
권오득 입력 2008.05.23 09:30 수정 2008.05.26 00:00 댓글 0
제1회 다문화가족사랑 걷기모금축제가 5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다문화가족사랑 걷기모금축제를 계기로 백만인걷기모금운동의 역사와 의의를 더듬어본다.
권오득 비영리모금기술연구회장
권오득 비영리모금기술연구회장 We Start 운동본부ㆍ코피온ㆍ한국아동단체협의회ㆍ사랑의 일기재단ㆍ평택대학교 다문화가족센터가 주최하고 백만인걷기모금운동본부가 주관한 제1회 다문화가족사랑 걷기모금축제가 5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필자는 이번 행사에 고문으로 참여했다. 또한 필자는 1973년부터 1979년까지 백만인걷기모금운동 준비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다문화가족사랑 걷기모금축제를 계기로 백만인걷기모금운동의 역사와 의의를 더듬어본다.
이 모금운동은 1973년 3월 18일 성남개발걷기운동(이후 백만인걷기모금운동으로 개칭)이라는 프로그램명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 운동은 양친회한국지부(Foster Parents Plan)와 국제라이온스클럽 309지구가 주관하고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 전문가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조직하여 추진했다. 당시 필자는 양친회한국지부 프로그램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운동의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운동을 처음 소개한 분은 당시 양친회한국지부장 John G. Anderson 씨로서 카나다에서 추진한 영문으로 된 네 쪽짜리 타브로이드판 걷기운동 팸플릿을 전해주어 캠페인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양친회는 카나다걷기운동본부로부터 1만5천 달러를 기부 받아 성남에 사회복지관을 건축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걷기운동을 개최하는 동기가 되었다.
백만인걷기모금운동(Miles for Millions 또는 Walkathon 등으로 표시)은 1965년 영국에서 젊은이들이 개발도상국의 불우한 아동들을 돕기 위하여 후원자(스폰서)를 찾아 1마일을 걸으면 얼마씩을 후원하겠다는 약정을 미리 받아놓은 뒤 행사 당일 약속한 후원금을 거둬 걷기운동본부에 입금한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걷거나, 후원자를 많이 구하면 그만큼 후원금이 많아지며 기쁨과 보람도 커지게 된다. 보통 걷는 코스는 15km에서 40km 등 지역 실정에 맞게 정한다. 걷는 코스에는 확인소가 있어서 얼마나 걸었다는 확인을 해주고, 협찬기업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나누어 주고 걷는 자들에게 위로행사를 실시하는 등 축제분위기가 연출된다. 이 운동은 미국과 카나다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양친회가 주관한 행사는 15개 사회복지기관들이 연합했다. 이 운동은 외국의 공동모금방법을 채택한 최초의 공동모금으로서 당시 필자는 부산직할시장에게 걷기운동 방법을 브리핑하는 등 전국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 운동으로 대구시에서는 어린이회관을 마련하기도 했다.
백만인걷기모금운동본부 조직은 1년에 약 100여명의 각계각층의 순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하고,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회원기관으로 하여 켐페인을 전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사회복지공동모금이었다고 판단된다. 정부도 백만인걷기모금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계아동의 해와 노인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도록 모금본부에 요청하여 이를 성대하게 실행한 적도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본부장에서부터 각종 위원회의 구성 멤버를 말하는데, 자료에 따르면 재계 22.8%, 사회단체 13.7%, 학생 9.8%, 사회복지사 9.6%, 언론 8.2%, 양친회 6.1%, 의사 4.5%, 교수 4.1%, 교사 3.3%, 미8군 3%, 기타 14.8%로 구성되었다.
백만인걷기운동의 의의와 효과에 대해 지적해 보면, 첫째 걷는 자는 땀을 흘려 걷고 후원자는 그 땀을 성원함으로써 불행한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훌륭한 모금방법이다. 둘째 시민 또는 주민들 스스로가 전체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으로 동원되고 조직화되고 있다. 셋째 하나의 목적 아래 여러 민간단체가 연합하여 조직적인 사회복지활동에 참여하는 바람직한 운동이다. 넷째 외원기관에서 상당부분을 맡아왔던 사회복지재원을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부담하는 기회가 되었다. 다섯째 참여자들이 정부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함께 나누었다. 여섯째 사회부조 또는 사회봉사에 대한 좋은 사회교육이 되었다. 일곱째 상부상조의 미덕이 우리사회에 살아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었다. 여덟째 건전한 오락을 야외에서 즐기면서 신체적 단련과 지구력을 시험해보는 운동이다.
연합모금(United Way, 공동모금)으로서의 걷기모금운동이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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