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기부자 관계형성 방법musou79 2008.07.03 10:47 |
조회 784 |
---|
■ 개인 거액 기부자 관계 형성 방법
작성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컨설팅 이민구 대리
1.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 거액기부를 위한 관계의 기술
『 사랑은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침투이다. 사랑하는 행위와 합일의 경험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을 발견한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中
|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말하고 있다.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위해서 우선 인식해야 할 것은 삶이 기술(技術)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라고.
거액모금전문가들이 거액기부자와의 관계형성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모금의 예술’ 단계이자 ‘로맨스’ 단계임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필자 역시 에리히 프롬의 철학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거액모금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관계관리 스킬을 넘어서 기부자와의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라는 것에.
어떻게 거액모금을 해야 하는가를 배우고 싶다면 우리는 먼저 ‘사랑의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즉, 사랑하는 행위와 합일의 경험 속에서 나와 우리 그리고 인간을 발견한다는 에리히 프롬의 철학처럼 조직의 미션과 거액기부자 개발, 더 나아가 사회변화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거액기부자와 로맨스에 빠져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의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을 크게 ‘이론의 습득’과 ‘실천의 습득’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거액모금을 위한 ‘사랑의 기술’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형성(Relationship)’이고, 둘째는 실천을 통한 ‘관계다지기(Cultivation)’이다.
만일, 펀드레이저가 잠재거액기부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그는 먼저 거액기부의 원리를 알아야 할 것이고 탐색작업을 통해 선별된 잠재기부자에 대한 기본 사실들을 알아야 한다.1) 또한 그러한 다이내믹한 원리와 기본 사실들을 바탕으로 잠재거액기부자를 이해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해야한다. 이 부분이 바로 ‘사랑의 기술’의 첫 번째 기술인 ‘관계형성 기술’이다.
그러나 펀드레이저와 조직이 이러한 이론적 지식과 정보를 모두 얻은 후 잠재거액기부자와 ‘관계형성’을 하였다 하더라도 거액기부를 요청하기에는 아직 부적한 점이 많다.
거액 기부자와의 ‘관계다지기(Cultivation)’라는 배양 단계를 수없이 반복하는 실무를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펀드레이저와 그 조직은 거액 모금기술을 숙달하게 되고 마침내 거액기부자와 로맨스에 빠질 수 있게 된다.
그럼, 로맨스를 완성하는 두 번째 ‘사랑의 기술‘인 ’관계다지기 기술‘은 무엇인가?
관계다지기 과정의 목적은 ‘관계형성’을 통해 신뢰를 쌓아온 잠재기부자들에게 단체의 미션과 프로그램, 목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잠재기부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거액기부의 중요성과 가치를 확인시켜 실제로 거액기부행위를 이끌어 내는 데에 있다. 이는 결국 잠재기부자를 거액기부자로 개발하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펀드레이저, 자원봉사자집단, 거액기부개발위원회와 같은 모금관련 부서 뿐 아니라 조직전체의 전사적인 노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관계다지기‘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잠재거액기부자 개인과 ’자원활동가(Volunteers)' 또는 ‘내츄럴파트너(Natural Partners)'라 불리는 단체의 자원활동가2) 개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개별적 관계 다지기 전략(Individual Cultivation)'이 있다. 개별 전략은 훈련된 전․ 현직의 인정받는 사회적 리더를 잠재거액기부자와 개인적 관계로 연계시킴으로써 강력한 거액기부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 단체의 명성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벤트와 기부자 참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계를 다져나가는 ‘대중적 관계 다지기 전략(Mass Cultivation)’이 있다. 이는 다수의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거액기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참여시킬 때 유용한 전략이다. 주요 CEO 교육모임, CEO 조찬모임, 금융권 VIP고객모임, MDRT 회원모임 등이 대중적 관계 다지기 전략에 적합한 타겟이 될 수 있다. 두 전략에는 분명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체의 미션과 거액기부 전략방향을 고려해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잠재 거액기부자와의 관계를 보다 강력하게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잠재 거액기부자를 이사로 선임하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시키기, 잠재 기부자를 위한 특별 강연회(강연자 혹은 참석자로 참여), 잠재 기부자를 위한 자선의 밤, 기존 거액기부자와의 네트워킹 연결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위와 같이 이론으로 무장하고 실천의 기술을 숙달하게 된 펀드레이저와 조직은 시나브로 놀라운 변화를 맛보게 된다. 관계형성과 관계다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거액기부요청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거액기부자와의 깊은 유대관계 속에 요청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게 되며, 실패의 가능성도 낮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거액기부를 요청 할 적절한 시기, 금액, 적절한 핵심플레이어(거액기부를 강력하게 요청할 핵심멤버)를 자연스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관계형성 기술’과 ‘관계다지기 기술’이라는 두 가지 ‘사랑의 기술’을 몸과 마음에 맞게 습득하고 활용한다면 분명 당신의 기관은 어느새 거액기부자와 로맨스에 빠져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2. 개인 거액기부자를 위한 기부서클 형성 및 진행 과정
1) 왜 기부서클인가?
잠재 거액기부자와의 관계 형성 및 관계다지기 기술을 통해 개발된 거액기부자를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부서클(Giving Circle)및 기부소사이어티(Society)를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기부서클이라고 한다면 다시 말해 일종의 사회투자 클럽(social investment club)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서클 구성원이 공동의 공익적 미션을 위해 함께 모여 회원의 형태로 기부행위를 하는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기부서클이란 이름조차 생소하고, 그 방법과 형태가 많이 활성화 되지 못하였지만 유명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 운영되어오는 소액기부클럽을 직접 인터뷰해본 결과 그 가능성과 무한한 잠재력에 큰 희망을 보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 있는 ‘개인 거액기부자 기부서클’이 거의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부서클이나 소사이어티와 같은 ‘클럽형태‘의 기부자모임은 개인거액기부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 될 수 있음을 아래와 같은 한국 거액기부자들의 특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개인거액기부자는 ‘부(富)’를 가진 사람들을 넘어 ‘부(富)’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쌓아올린 부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부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기를 바란다. 그러한 측면에서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기부서클은 거액기부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방법일 수 있다. 기부서클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나 지인, 동료 등과 함께 활동을 함으로써 기부의 상승효과와 지렛대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기부한 부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다.
둘째, 개인거액기부자는 기금배분 및 조직운영에 직접 참여하길 원하며 관계성을 중요시 여긴다. 그리고 기부에 대한 반대급부를 생각하며 기부를 한다. 기부서클은 기부금의 쓰임새를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직접 배분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거액기부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부금을 통한 사회적 변화 과정을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어 기부를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거액기부자에게 알맞은 방법이다.
셋째, 한국의 개인거액기부자는 사회의 전망을 이해하는 힘이 아직은 미숙한 단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Case Study형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의 합일점을 찾아가는 기부서클 방식은 거액기부자에게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배움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기부서클이 지명도가 높고 효과성이 큰 단체 내에서 운영된다면 기부자들은 자신들의 기부에 대한 자긍심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 거액기부자들이 개인재단 및 가족재단형태로 기부금을 운영하기 힘들 경우 기부서클과 같은 자유로운 형태로 기부금을 운영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특히 개인재단 설립 및 가족재단 운영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라 기부서클과 같은 방식이 거액기부를 확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2) 내 몸에 맞는 기부서클 구성하기
우선, 기부서클을 만들기 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아무리 좋은 옷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내 몸에 맞는 옷 인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기부서클을 만드는 것이 단체의 전반적인 활동계획 및 기부자 개발전략과 부합되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거액기부자 개발을 조직의 목표로 삼고 있다면 기부서클 구성방법은 타당성을 지니겠지만 소액후원자를 우선 개발해야하는 단계라면 그 실효성이 낮아 질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충분한 실무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 또는 기부서클의 역할에 대한 준비 없이 기부서클을 운영하는 것은 거액기부자 관리소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부서클 운영에 앞서 거액기부 개발부서구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 하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거액모금실무자로서 국내 상황에 맞는 기부서클을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는데, 국내의 거액기부자 기부성향 및 비영리단체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준비가 마무리되고 아래의 몇 가지 사항만 더 고려한다면 어느 단체든지 자신들의 미션에 맞는 창의적인 기부서클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부서클 구성을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사항은 아래와 같다.
첫째, 기부서클의 규모이다.
미국의 경우, 소규모는 20명 미만, 중규모는 20~50명, 대규모는 50명 이상으로 기부서클을 구성하는데 국내에서도 어느 형태로든지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펀드레이저 및 훈련된 자원 활동가 1명이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거액기부자 범위가 20명 내외인 것을 감안한다면 소규모 형태의 기부서클을 Pilot Program으로 진행하고 거액기부자 스스로 규모의 범위를 설정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둘째, 기부서클의 설립방법이다.
기부서클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형태의 전략적 설립방법을 적용 할 수 있다.
① 특정한 사회적 이슈 및 명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부자집단을 각 그룹별로 조직화 시키는 ‘Open 기부서클’이 있다. 이 방법은 거액기부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하면서 섬세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성향이 비슷한 기부자끼리 자발적으로 서클을 조직함으로써 단결력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체의 미션과 거액기부자 개발전략의 범위에서 서클 운영방식이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② 기존 외부의 기부서클을 내부 단체의 기부서클로 영입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기부서클 시장이 성장한 후에 적용 될 수 있는 전략으로 비교적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거액기부자를 개발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현 국내 상황에서 접목을 시키고자 한다면 전문가 집단 및 CEO사교모임의 자원봉사모임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비교적 사회적 인지도와 명성이 있는 규모가 큰 단체에서 큰 효과성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신생단체 혹은 특정 사회적 명분을 위해 모금을 하는 단체라 하더라도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벤처기부성향을 보이는 벤처기업인의 모임, 여성지도자들의 모임을 접근한다면 충분히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 모금단체가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던 사회적 명분을 주제로 삼고 그 주제에 맞춰 거액기부자를 개발하고 기부서클을 구성하는 ‘Fixed 기부서클’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단체 실무자들이 거액기부자에 필요한 다양한 자료와 사회적 명분을 전문적있게 다양한 각도로 제공/교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부서클 자체를 단체의 브랜드로 내 세울 수 있어 브랜드 거액모금을 통해 단체가 원하는 거액기부자군을 집중적으로 개발 할 수 있다. 이 기부서클 방식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체 내 배분관련 부서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매력적인 모금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에 맞는 기부서클 설립방법을 설정했다면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많은 펀드레이저와 거액기부자, 학자들의 인터뷰와 연구결과를 통해 얻어낸 중요한 부분이다.
기부서클 구성을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사항 마지막은 기부서클 회원의 기준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기부서클의 회원기준 설정은 ① 동일한 기준을 제시하는 방법 ② 거액기부자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 ③ 미국 공동모금회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3)와 같이 기부규모(금액)별로 수직 계층화된 기준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거액기부자의 인터뷰 및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할 때 국내의 현 사회적 상황에서는 동일한 기준을 제시하는 회원기준설정방법이 가장 효과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거액기부자 소사이어티인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기부금액에 따라 기부서클 회원을 서열화, 등급화 시키고 있는데 이는 아직 국내의 기부모임에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다. 이는 국내의 기부문화(소액이든 거액이든) 저변에는 기부 행위를 기부금액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정성적 차원 기부문화가 있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독특한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 할 때 우선적으로는 동일한 거액기부의 수준을 일괄적으로 제시하며 기부서클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위에서 서술한 기부서클 구성 시 세 가지 고려사항은 말 그대로 고려사항일 뿐이지 정답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직 국내에서는 거액기부자 서클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못한 점을 감안한 다면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로맨스를 이루어 내기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정성의 세레나데(사랑의 기술)가 필요하듯이 우리 모두는 황무지를 일구고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거액기부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잠재거액기부자들에게 진정한 나눔의 기쁨을 알려 대한민국만의 거액기부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우리 펀드레이저들의 몫이기도 하다.
3.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개인거액모금
1) 오늘의 모금을 다시 생각한다.
2008년 7월 30일부터 열리는 세계철학대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대회의 주제가 ‘오늘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Rethinking Philosophy Today)’라고 하니 그 비장함이 느껴진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대회를 통해 동양과 서양이 갖고 있는 다른 관점을 풀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뜬금없이 세계철학대회의 주제를 운운하는 것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의 거액모금 역시 그와 같은 고민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한국 모금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미국 공동모금회(United Way America)는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라는 고액기부자클럽을 1984년 설립하여 현재 367개 지역사회에서 빌게이츠를 비롯한 2만명의 기부들이 연간 5천억원을 기부하고 있으며 미국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헌신을 기반으로 나눔 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며 가장 거대한 거액기부자 모임인 ’토크빌 소사이어티’는 한국 모금회가 추구해야할 롤 모델이였다. 미국 공동모금회와 한국 공동모금회는 모금 및 배분구조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거액기부자 모임을 구성하고자 했을 때 ‘토크빌 소사이어티’는 분명 가장 매력적인 대상임에 틀림이 없었다.
모금회는 매력적인 대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사전 조사단계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1차적으로 토크빌 소사이어티와 같은 거액기부자모임 구성이 우리 조직의 미션에 부합되는가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내부 환경 요인을 분석하였고, 거액모금시장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 외부 환경 분석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는 내부 실무체계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였지만 거액기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실무자들에 의해 스터디 형식으로 발전되어 나아가기도 했다.
그렇게 토크빌 소사이어티와 똑같은(!) 거액기부자 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가 되었는데 여기서 모금회는 ‘오늘의 모금을 다시 생각’ 해보기로 결정을 했다.
거액기부자는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리더, 소위 사회지도자층으로 구성 될 가능성이 높다(물론 필자는 김밥할머니 역시 사회를 지탱해온 또 다른 형태의 사회지도자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다시 말해 그 사회의 형성과정과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거액모금을 성공시키기 어렵다는 말이 되는데, 모금회는 여기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번 세계철학대회에서 풀어내고자하는 동, 서양의 다른 관점에 대한 이야기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다.
‘토크빌 소사이어티’의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을 그대로 국내 모금회에 접목시킨다면(예: 앞서 기부서클파트에서 언급한 기부규모에 따른 기부자서열화 등) 어떠한 결과가 일어날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에, 모금회는 내/외부 전문연구센터의 연구과정을 통해 다양한 기부자 및 실무자 의견들을 수렴하였고 이를 반영하여 한국의 특성에 맞는, 모금회라는 조직의 특성에 맞는 거액기부자모임을 구성하게 되고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라는 모금회의 거액기부자모임은 그렇게 탄생하게 된다.
2) Donor를 넘어 Honor로4)
○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랑의 열매 거액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을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입니다“ 라고 안내 리플렛의 첫 장을 장식하였다. 단어 하나 하나에 조직의 미션과 방향을 담으려고 노력 하였으며 모금회라는 특성을 감안해 포괄적인 거액기부서클 형태를 띌 수 있도록 소사이어티를 구성하였다. 또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한국의 나눔문화를 선도하고 한국에 맞는 진정한 나눔의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거액기부자 기준 설정
아너 소사이어티 사무국은 회원가입기준을 1억원 이상으로 일괄적으로 설정하였다(단, 연간 1천만원 이상 분할 가능). 이는 기존 모금회 거액기부자 중 100여명의 기부패턴과 기부규모를 분석하여 적정선에서 설정하였으며, 미국 토크빌 소사이어티의 회원가입 최저금액 기준을 참고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토크빌 소사이어티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기부금액의 규모에 따른 수직적 서열화 구조5)가 아닌 수평적 회원모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 회원의 활동
개인 거액기부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의 역량을 인정하고 다양한 활동의 장을 제공하여 능력을 발휘 할 수 있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회원들에게 몇가지 주요한 활동을 권유하고 있다.
크게 세가지 회원활동으로 구성되는데 기부에 관한 활동, 봉사에 관한 활동, 만남과 교류(네트워킹)에 대한 활동이 그것이다.
① 기부에 관한 활동은 지속적인 기부 및 증액을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가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에 실질적인 재정도움이 되어달라는 부분이 주축이며, 단순한 거액기부행위가 아닌 기부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인 모금/배분활동 참여, 리더십 능력을 통한 자문 등을 요청 드리고 있다.
② 봉사에 관한 활동은 연1회 이상 아너소사이어티 사무국에서 기획한 복지현장 방문프로그램 및 자원봉사프로그램 참여를 요청드리고 있으며, 또한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선 ‘4대 봉사부문’ 실천을 통한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4대 봉사부문’은 거액기부자들이 특성에 맞춰 기부서클 활동을 통한 모임봉사, 개별적 달란트 능력을 통한 재능봉사, 사회적 명망을 활용한 리더십봉사, 기업의 리더로서의 임직원 자원봉사‘로 구성되어 있다. 거액기부자는 그 자체만으로 높은 봉사활동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회원 개인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봉사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③ 마지막으로 만남과 교류의 활동이 있다.
이는 거액기부자들 개인 스스로의 네트워크를 확대시키기 위한 교류활동인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너소사이어티 잠재거액기부자와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연 1회 이상 진행되는 ‘총회 및 정례회합’의 형태와 음악회, 패션쇼와 같은 ‘연찬회’형태가 그 기본을 이루고 있다.
3) 거액기부에 관한 짧은 생각
거액기부자들의 모임을 흔히들 높으신 분들이 주축이 된 ‘그들만의 특별한 모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맞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하지만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을 통해 관계를 맺고 다져온 사람들의 모임이며 또 다시 ’사랑의 기술‘을 사회에 베푸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생각한다면 좀 더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더 넓게 본다면 거액기부자 관계형성의 방법, 또는 기부서클 형성에 대한 방법에는 정도(正道)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듯이 펀드레이저와 조직마다 ‘사랑의 스킬’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한 측면에 얽매여서 거액기부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말자는 뜻이다.
많은 펀드레이저들이 오늘도 거액모금의 거대한 벽 앞에서 희열하고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가지 개인적 경험으로 분명한 것은 거액모금의 꽃은 어느 상황에서든 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모습과 방법이 다르겠지만 이론적 실무바탕위에 진정으로 기부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면 거액 기부는 분명 그 나름의 형태로 강력하게 성공할 것이다.
사랑의 행위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을 발견한다는 ‘사랑의 기술’이 전해주는 마법처럼 말이다.
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에 대해 소개하였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족하다는 것은 더욱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고, 더욱 매력 있는 거액기부자모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며, 언제든 한국의 거액기부문화를 새롭게 써 내려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은 모든 펀드레이저들과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많은 잠재거액기부자들과 그 무한한 희망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전해본다.
출처 : [직접 서술] 블로그 집필 - ▒국경없는 펀드레이저™▒
의견 쓰기
'비영리모금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잘 받는 10가지 방법 (0) | 2011.05.19 |
---|---|
[스크랩] 모금마케팅전략 등 제본할 자료 (0) | 2011.03.11 |
동반성장을 위한 공동 사회공헌활동 (0) | 2011.03.11 |
국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의 격려편지에 답한 편지 (0) | 2011.02.27 |
corporate leadership oonnections (0) | 2011.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