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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가족

양곡(陽谷) 2010. 4. 8. 11:54



 
 

 일본 정신병 학자가 쓴 <치매와 가족>이라는 책을 읽었다.
 
 노모가 올해 92세이고 치매기가 있어서 그 상태를 좀 자세히 알기 위해 구해서 읽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명절 때 귀향한 맏아들 내외와 같이 윷노리를 하시던 어른이시다.
 올 들어 점점 주변 사람을 알아보는 정도가 약해지셨다.
 
 이 책의 요점은, 가족이 단결이 잘 되고 화기애애하며 같이 대가족으로서 여러가지 대화채널과 공동의 놀이가 있으면 어른은 절대로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평균 수명이 82세이고, 65세 이상 노인의 10% 이상이 치매라고 한다.
 
 고독은 노인이 치매에 걸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고독하면 뇌가 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한 장군이나 대학교수 교장 고위관료 등이 나이가 들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젊어서 직장에서의 권위의식 때문에 아무하고나 잘어울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창회에 자주 나가고, 노인정에 자주 들려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고,  노래방에 가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곤 하면 치매는 멀다.
 
 노모는 정신이 깨끗하셨으나, 맡아서 돌봐주시던 누님이 직장이 생겨 출근을 하시면서 노모의 안전을 위해 아파트 문을 잠궈버린 것이 정신이 흐려지시는 계기가 되었다.
 골목에 나오셔서 또래할머니들과 어울리지도 못하시고 교회에도 다니지 못하게시게 된 이후로 급속도로 정신이 흐려지시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건 여자건 또래들과 어울려 시시껄렁한 대화를 나누고 공동의 놀이를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치매를 멀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치매에는 별다른 약이 없다.
 그러므로 치매는 생활습관병이다. 일상사에서 능동성의 결여가 바로 치매로 가는  초기단계이다. 성격이 점점 수동적으로 바뀌는 것은 치매 의심의 초기단계이다.
 혈관성치매니 뭐니 하지만 그것은 5%이하라고 한다.이것은 그야말로 생활습관성 치매가 바로 치매의 전부이다.
 
 알츠하이머라는 치매도 있지만 극소수이다.이것은 뇌의 노화에 따른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생활습관성 치매가 아니고, 유전자 이상에 의해 3,40대부터 시작하는 치매이다.
 그러나 생활습관성 치매는 6,70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6,70세가 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조금씩은 다들 치매기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인간의 모든 조직은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 사는것이 죄라면 죄이다.그것이 병으로까지 가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여야 한다.
 
사람이 나이 70 이 되면 기억력이 절반으로 준다. 다리근육만 절반으로 주는 것이 아니다.
 근육을 살리기 위해 아령이나 담벨을 가지고 열심히 운동만 할 것이 아니라, 집안사람이나
 동창들과 어울려야 한다. 70세가 되면 친구는 없으며 동창만이 친구이다.치매, 절대로
 강건너 볼이 아니지 않을까
.
 
오랜 세월 속에서 동창관계가 아닌 모든 인간관계는 세월의 풍화 속에서 풀어져 결국 망각으로 사라지게 된다. 
 인간의 모든 장기가 나이가 깊어짐에 따라 피가 잘 통하지 않게되고, 동맥경화가 깊어진다.
 이것이 바로 노화이다. 이런 노화현상이 뇌에 온 것이 치매이다. 뇌의 동맥경화에 따른 노화현상이 치매이다. 신문같은데 보면 치매는 30%가 예방이가능하다고 적고 있지만, 무슨 뾰족한 약제가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 30%의 예방이란, 별것이 아니다. 노인정 하루 두번 가기, 무슨 손뼉치면서 좋아하는 노래 부르기, 둘러앉아 탁구하기, 둘러서서 춤 추기 등이 고작이다. 약이 없기 때문이다.
 굳어져서 피가 통하지 않는 뇌에다가 피를 통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살아았는 지옥으로 끌고 가는 치매, 그것은 이제 우리세대의 문제인 것이다.
 
 
 이 증세의 특징의 하나는 일단 병이 깊어지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극히 초기단계에서 발견되면 집중적인 훈련으로 뇌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뿐이다.
 두 팔을 흔들지 않고 종종 걸음을 걷는다거나, 언제나 경직된 표정을 하고 멍청한 표정을 하고 온종일 방구석에 처박혀지내기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이 초기의 증세라고 한다.
 
 언제나 껄껄 웃으면서 또래들과 섞여서 지내며 그들만의 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결코 이런 표정에 사로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수 많은 꽃의 이름을 외우고, 까다로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를 수시로 익혀 또래들에게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사람도 이런 병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
 
 부모님 걱정을 하다가 어느듯 자신의 경우를 비교해 보게 되어 좀 머쓱해져 버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들의 나이 또한 치메에 걸릴수 있는 나이인것을.......
 
 최근 신문 보도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일본 못지않게 60세 이상 노인들의 치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한달에 평균 660명 이상의 치매 노인들이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려 가족들이 애를 태운다고 한다. 치매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정신이 말짱하고나서야 진정한 사람인 것이다. 나의 집안 누님이 치매 노모를 아파트에 가두고 자물쇠로 채운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몸의 건강 단련에 못지 않게 우리는 정신의 건강 단련에도 매진하여야 한다. 그것은 오직 여러 사람과 섞여 대화의 숫자를 늘리고 인간공동체의 감각을 기르는 길 뿐인 것 같다.
 

- 퍼온 글-

<치매와 가족> 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