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김연 |
약력 |
이화여자 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학과 졸업, 이화여자 대학교 대학원 졸업 (석사: 상담전공), 미국 Eastern Kentucky Univ. 대학원 졸업 (석사: 상담전공),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 (박사: 임상심리 전공), 이화여대, 성신여대, 동국대 강사, 인제대 서울 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역임, 현 김 연 심리상담 연구소장, 임상심리 전문가, 인제대 서울 백병원 신경정신과 외래교수, 이화 여자대학교 강사, 사회 복지 법인 사랑의 전화 전문위원, 한국 심리학회 및 임상심리 학회 정회원, 한국 정신치료학회 정회원, 미국 Christian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tudies(CAPS) 정회원 |
저서 |
우울증의 귀인모형에 관한 연구(박사 논문) 외 다수.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이상심리학 백과사전』『행복한 결혼생활』『나의 아이들(공역)』『 불임·임신·입양상담』 가정폭력과 학대』등 번역 |
I. 정신병리와 정신역동
우울증은 상실에 대한 슬픈 감정이 내면화된 것으로서 무력함과 자기멸시 등 자존감의 저하를 수반하는 기분의 장애(mood disorder)이다. 우울한 사람은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자신의 문제에 대처할 수가 없으며, 아무도 자기를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울증은 정서적, 인지적, 생리적, 사회적인 행동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준다.
우울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더욱 만성화되고 심해 질 수록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 개선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타인의 도움도 포기하게 된다. 우울증 증상은 심한 정신병 수준에서 신경증 수준 또는 적응곤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다.
우울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큰 적으로 본다. 그래서 자기 파괴적, 또는 자기처벌적 경향이 우울증과 공존할 때가 많다. 자살은 심한 우울증의 병발증으로서 우울증 환자의 심리적 기능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현상이다.
1. 임상적 측면
우울증은 임상적으로 정서장애, 사고과정의 지연과 압축, 행동의 지연과 자발성의 감소, 사회적 대인관계의 결핍, 건강 염려증적인 집착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 등이 수반된다.
(1) 정서 : 우울증 환자는 정서적으로 슬픔, 침울함, 절망감 등 기분의 저조함을 느끼고 때로는 고통, 긴장, 두려움, 죄의식, 공허함 등을 느끼며 삶의 흥미를 상실한다.
불안은 우울증의 공통적인 정서로서 우울증이 심각하고 만성화되면 불안마저도 없어지고 냉담함과 철수로 대치된다. 냉담한 환자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으며 타인의 동정이나 도움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 철수는 내적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이고 환자는 증상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인(異人)화(망연자실, 뻥뻥한 상태)는 환자 자신의 일부가 낯선 것으로 느껴지거나, 자신의 신체와 정서적 반응을 자기 것으로 느끼지 못함으로서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면서 공허감, 비현실감 등 불유쾌한 감정을 체험하는 급성적인 우울증에서 나타난다.
분노도 우울증 환자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정서이다. 이것은 환자가 사랑을 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낄 때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감정이다.
(2) 사고 :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비참함과 자신의 불행에 대한 생각에 몰두해 있다. 자신의 과거를 되풀이해 생각하고 후회하며 이와 같은 사고로 해서 대화는 단조로운 색조를 띠게 된다.
정신병적 수준의 우울증 환자는 젊은 시절에 있었던 사소한 사건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면서 죄책감과 벌에 대한 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심할 때는 투사적 기제를 사용해서 자신의 감정에 어떤 의미를 갖다 부친다.
환자는 부정적인 사고를 한다. 즉 자기는 열등하고, 비굴하고, 남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자신이 하는 일은 항상 좋지 못하다는 경험에 대한 부정적 해석, 그리고 자기는 무엇을 해도 안될 것이라는 장래에 대한 부정적 기대를 가지므로 비관적인 인생관을 갖는 이른바 인지과정의 왜곡을 나타낸다. 따라서 과거를 회고할 때도 즐거움을 기억하지 못하고 왜곡되게 표현하며 이러한 사고의 제한 뿐 아니라 주도성이나 자발성 또한 결여되어 있고, 질문에 대해 대답은 하지만 융통성이 거의 없고 사고 자체도 느리며, 말을 할 때도 확신이 없고 주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3) 행동 : 우울증 환자는 사고과정 뿐 아니라 모든 행동에 있어서 느리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움직임이나 반응은 더디고, 행동의 의도나 목적이 분명치 않다. 환자는 강요를 받으면 억지로 수동적으로 활동에 참여하지만 항상 위축된 상태를 나타내고 사회적으로 고립돼서 혼자 있는 경향이 많으며 심할 때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4) 신체적 증상 : 우울증 환자는 자기 신체와 신체적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다. 그들의 건강 염려증과 신체적 망상은 때로는 심각하다. 우울증은 생리적으로 신진대사 장애, 위장장애, 신체 기능의 변화 등을 보인다. 일반적인 증상으로 불면증, 피로, 식욕부진, 변비, 설사, 리비도(libido)의 감소, 두통, 목 허리 등의 통증, 식용상실 등이 있다.
(5) 사회적 관계 : 우울증 환자는 타인의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타인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며 튼튼하고 원만한 상호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들은 특히 타인에게 의존하고, 자기 집착으로 인해서 타인으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만든다.
환자는 거부 받을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호감을 얻기 위해서 지나친 노력을 하기도 한다. 우울증이 악화되어감에 따라 환자들은 이 노력을 중단하고 더이상 친구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 내부로 철수하고 고립된다. 미리부터 자신이 타인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극도로 침묵하고, 자기 비난, 죄의식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특별히 적대적이고 공격적인점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
(6) 정신증적·신경증적 우울증과 정상적인 슬픔 : 정신증적 우울증 환자는 현실 생활에 대하여 실감을 못한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철수, 지각의 변화, 정신적인 집착 등, 정상적인 인지기능이 안된다. 그들은 자존감의 상실을 퇴행된 상태에서 그대로 가지고 있고 위협을 덜 받는 망상 상태로 후퇴함으로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회피하고 위협을 덜 받으며 좀더 위안을 느낀다. 신경증 수준의 우울증과는 외적인 촉진요인, 증상의 지속시간, 및 심한 정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정신증적 우울증 가운데 특히 갱년기 우울증은 가만히 있지 않고 초조하게 움직이는 "초조형"과 운동이나 활동이 줄어드는 "지체형"으로 분류된다.
신경증적 우울증 환자는 우울감정이 다소 가벼운 상태이고 현실생활이 가능하다. 현실세계를 계속 지각할 수 있고, 인생을 즐길 수 있으며, 직장과 자녀들에게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고 호전이 빠르다.
정상적인 슬픔도 우울증 범주에 포함된다. 정상적인 슬픔에는 상실(loss)에 대한 슬픔을 들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인생의 여러 측면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상실의 감정을 극복하고 다시 그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개인에 따라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걸린다. 정상적인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자존감의 감소로 고통을 받지 않고, 불합리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불면증을 포함한 신체적 증상들이 경미하고, 일시적이며 자기문제를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다. 슬픔은 수 주 내에 급속하게 진정되며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상실에 대한 반응이 심각하고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고 죄책감이 심하면 우울증 증후라고 말할 수 있다.
2. 촉발요인
(1) 심리학적 이론 : 우울증이 환자의 외상적인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날 때 외인성(exogenous) 또는 반응성(reactive) 우울증이라 한다. 내인성 우울증은 체질적으로 결정된 반응형태로 비교적 외부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내인성" 이란 용어는 좀더 심한 정신증적 상태를 의미한다.
신경증적이든 정신증적이든 대부분의 우울증은 외부 촉진요인에 기인한다. 신경증적 우울증은 다른 신경증 증상에 비해 구체적인 촉진요인을 발견하기가 쉽다.
(2) 상실(loss) : 우울증의 가장 공통적인 촉발 요인은 사랑의 대상의 상실, 즉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 또는 이별이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거부를 당할 때에도 내적·심리학적 상실이 존재할 수 있고, 실제의 상실에서와 같은 정도로 긴박한 상황일 수 도 있다.
기념일 우울증(anniversary depression)은 특정한 계절이나 날짜에 오는 것으로 상실경험과 무의식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크리스마스 휴일 중의 잦은 우울증은 다른 사람들이 즐거울 때 고양되는 박탈감과 빈곤감과 부분적으로 관계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성인의 우울증은 초기 아동기에 근원을 둔 감정이 성인기에 촉진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지연된 반응이다. 모든 아동은 상실, 부적합감, 무력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모든 성인이 잠재적인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자신감과 자존감에의 위협 : 사람이 자기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내적·정신적인 표상은 대상 표상(object representation)이며,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표상은 자기표상(self-representation)이다. 자기표상의 하나인 "자기 확신(self-confidence)"이라는 용어는 자기의 적응능력에 대한 심상을 뜻한다. 환언하면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지각한다.
자기표상에 더하여 개인이 실제로 무엇과 같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자아 이상)에 대한 심상도 가지고 있다. 개인의 자기상과 자아 이상이 일치하는 정도를 자존감(self-esteem)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즉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자기상과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고, 반대로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면 자존감이 낮은 것이다.
자기확신과 자존감의 감소는 우울증의 주요한 증상이 된다. 모든 사람의 자존감은 인생의 초기에 중요한 타인으로부터의 애정, 존경, 인정을 계속적으로 받았을 때에 형성된다. 타인과의 관계의 붕괴는 환자의 자기애의 원천이 되는, 애정, 의존 욕구의 충족 등의 근원을 위협한다. 이것은 환자의 자존감을 위협하고, 우울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대상상실은 환자의 자아의 일부 가 축소되는 것과 같다. 자녀의 상실도 부모에게 있어 이러한 관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 자존감은 자기확신에 기초한다. 자기 자신의 문제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고 느끼는 한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상처나 질병으로 적응상에 직접적인 위협이 가해지면 무기력하게 되고 자기 확신과 자존감이 손상되며 우울증으로 발전된다.
(4) 성공 : 어떤 사람은 역설적으로 성공에 대해서 우울해진다. 따라서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갑작스런 보상으로 책임이 더 커질 때 우울증을 초래할 수가 있다. 이러한 역설적 우울증(paradoxical depression)에는 두 가지 공통적인 기본 역동이 있다. 즉 첫째 환자들은 객관적인 증거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러한 성공을 거둘 가치가 없다고 자신을 과소평가한다. 즉 승진되어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적절 하다는 사실이 노출되면 그러한 보상을 준 사람들에게 거부를 받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하며, 결국은 타인들이 자기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러한 상상적인 무능력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이 초래되 수가 있다.
두 번째 역동적 주제는 주장이나 공격성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하는데서 비롯된다. 이들 환자는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투쟁하면서도, 성공적인 자기주장은 적대적 공격과 같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발전을 돕는 주장적인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그들은 경쟁은 오에디프스적 혹은 형제간의 갈등과 같은 것으로 보며 성공은 하나의 위반행위이고 따라서 징벌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보복에 도전하기보다는 구강기 의존적 적응수준으로 퇴행함으로써 위험을 회피한다.
3. 정신 역동적 패턴
우울증 환자는 자존감에 상처를 받을 때 고통을 받는다. 이것은 내적 대상이나 외적 대상과의 관계 붕괴, 또는 적응능력에 대한 직접적 타격을 받음으로 자기상이 축소됨을 경험하게 되면, 그대 받은 상처를 처리하고 자신을 더 이상의 외상으로부터 보호하게 된다.
(1) 동일시와 내재화 : 사랑하는 대상과 사별 또는 이별했을 때 그 상실을 자기의 일부로 마음속에 영구히 간직함으로써 허전함을 채우려는 기제를 내재화(introjection) 라고 하는 반면, 그 상실된 중요한 인물과 일치하도록 자기상을 변화시키는 미묘한 과정을 동일시라 한다. 이러한 두 기제는 상실한 대상을 회복하거나 보유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발달에서 매우 중요한 기제이다. 아동의 성격은 초기부터 부모 또는 부모의 대리인과의 동일시에 의해 형성되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부모상을 내재화함으로서 해결된다.
슬픔에 대한 방어로서 공통적 현상은 임상적인 동일시 현상이다. 젊은 아들이 아버지의 말투와 습관을 닮는 것, 믿음이 강한 어머니를 따라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남편이 좋아하던 야구경기를 좋아하게 되는 것 등은 동일시에 의한 기제이다.
우울증 환자가 사랑의 대상을 상실한 후에도 대상에 대한 분노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내재화 기제 때문이다. 환자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모르고 이미 상실한 대상의 잘못에 대해서만 비난 할 때 이것은 내재화의 결과이다.
(2) 우울증과 분노 : 우울증은 복잡한 정서로서 흔히 분노와 함께 존재한다. 가장 간단한 정신 역동적 기초는 사랑하는 대상이 자기를 버렸다는데 대한 분노이다. 부모와 별거한 경험이 있는아이는 후에 부모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말 하기도 거부하는 수가 있다. 어떤 아들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 어머니의 사진과 편지를 모두 불살라 버리고, 상실의 고통을 피하려는 것 때문이라고 합리화한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상실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대리인에게로 분노를 전이시킨다. 환자는 타인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자기의 분노가 직접 표출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들은 부적절감을 느끼고, 타인의 사랑과 보호 없이는 생존할 수 없으며 적대감을 외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자기비난의 형태로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3) 고립과 부정(denial) :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지 않으려 하고 외부로부터 오는 감정의 근원을 무시할 때 심리적인 고통으로부터 보호받는다. 그의 이러한 방어가 성공적일 때는 우울한 감정없이 우울증을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몇 가지 복합적인 정서가 나타난다. 흔히 신체화 증상이 가장 뚜렷하고, 이와 비슷한 유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우울증 속에서 보기도 하고 행동도 한다. 또 치료가 힘든 신체적 증상, 건강 염려증적인 호소를 한다. 우울한지 여부를 물어보면, "아니오"라고 대답하면서, 외모로는 지치고, 피곤하고, 자신의 신체적 건강에 대해 걱정을 덧붙인다.
고립과 부정은 강박증적 성격의 특징적인 방어기제이고, 강박증적 방어를 분석하면 그 기저에는 우울증이 깔려있다. 환자는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고, 그 기대에 도달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신경증적 특성을 자존감으로 대치해서 유지한다. 이것을 해석하고 바닥까지 감정을 공개하면, 환자는 우울해 진다.
(4) 조증(manic syndromes) : 임상적으로 조증 환자는 우울증 환자와 정반대로 보인다. 정서가고양되어 있거나 행복해 보이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주제를 바꿀때마다 사고가 연속되지 않고 비약한다. 정서가 고양되어 있는 조증은 우울증에 대한 방어로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부정(denial)의 결과 또는 정서의 역전(reversal)이라고 할 수 있다.
조증의 밑에 우울증이 깔려 있음을 나타내는 임상적인 증거들이 있다. 유모어도 예리하고 적대적이다. 타인의 별명이나 신체적 결점을 꼬집는 조증 환자의 도발적인 발언은 듣는 사람들의 불만을 사게 된다. 자신의 약점을 회피하기 위해서 타인의 약점을 들추는 것은 투사를 함으로서 방어하는 것이다. 우울증이 때때로 표현되기도 하고 개인 면담에서 울음을 터트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은 초자아의 벌이나 비난에 대한 자아의 두려움과 동시에 상해와 상실감에 대한 자아의 반응으로 이해된다. 조증은 그 상해나 상실이 치유되고 초자아가 정복되고 필요한 모든 욕구를 획득하려는 자아의 주장으로 볼 수 있다. 자아가 초자아를 패배시켰기 때문에 승리감과 전능감이 있고, 더 이상 충동을 통제하거나 억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조증 환자는 아무런 구속도 느끼지 않고 자신이 가장 원하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 정상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착수하고 최상의 자신감을 갖는다. 그러나 조증 에피소드 중에는 그 이면의 불안과 초자아의 두려움이 쉽사리 드러나고 그 와중에 일어나는 광적인 태도는 징벌로부터의 도피를 의미한다.
(5) 투사와 편집증적 반응 : 환자들은 종종 편집증과 우울증이 교차된다. 우울증환자는 자신의 결함 때문에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끼며 자기를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분개한다. 즉 타인들이 자기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으며 자기의 문제의 원인은 이러한 타인들 때문이라고 투사를 함으로서 자기를 보호하려 한다. 즉 "내가 나쁜 게 아니라 타인이 나를 나쁘다고 하는 것이다" 또는 "나의 불행은 나의 잘못이 아니라 타인 때문에 온 것이다"라고 투사한다. 투사는 슬픔에서 분노로 바뀌면서 도움을 요청하며 비난을 기대할 때 일어난다. 환자의 빈약한 자존감은 과대 망상으로 변화되면서 "나는 이러한 비난을 받을 만큼 중요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이러한 환자는 외부세계를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 손상되고 사회관계도 붕괴되어 있다. 자기상은 고양될른지 몰라도 실제의 적응능력은 우울상태에 있을 때 보다도 더욱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우울증 반응이 촉발되고 순환 현상이 일어난다. 면담에서 이러한 환자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달린다. 그래서 편집증 환자들은 자살 위험을 보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우울증이 나타나거나 조증 상태에서 편집증적 특성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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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 역 (1979)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 서울 : 보이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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