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가입자 급여비 증가와 정부의 무리한 건강보험 지출 등으로 건강보험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담뱃값이 올해 인상되지 않을 경우 2003년 이후 3년 만에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7일 발간한 ‘2006년 상반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 급여비는 10조3839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의 8조7471억원보다 18.7% 증가했다. 반면 보험료 총액은 9조6174억원으로 전년도의 8조7025억원에 비해 1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같은 건강보험 지급액 증가는 노인 가입자 급여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2000년 노인 1인당 월진료비는 6만2258원이었지만 올 상반기는 14만4703원으로 2.3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입자는 전체의 8.5%지만 급여비는 전체 급여비에서 25.3%나 차지한다.
또 담뱃값 인상 등 보험재정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입원환자 식대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것도 이같은 건강보험 지급액 증가의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올들어 입원환자 식대,초음파·양전자단층촬영(PET) 보험급여 적용을 통해 총 9200억원의 건강보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당초 이같은 추가비용을 담뱃값 인상 등을 통해 지원받을 예정이었지만 올해 내 담뱃값 인상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입원 환자 식대의 건강보험 적용 등에 따라 하반기에는 급여비 지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이 여의치 않은 사정을 감안하면 올해 2000억 원 정도의 재정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 상반기 건강보험 적용 인구는 4754만5000명,의료급여 적용 인구는 18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입자 분포에서는 직장 가입자의 경우 2000년에는 전체 가입자의 48.8%였던 것이 58.8%로 10%포인트 늘어났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2만1153원이며 직장가입자는 2만1675원,지역 가입자가 2만426원이었다. 입원 환자가 많았던 질환은 치핵,노인성백내장,폐렴 등의 순이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