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나 이탈리아 음식은 입맛을 돋궈주는 애피타이저(전체요리)에서
메인 디저트까지 먹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 별 생각 없이 나오는
대로 먹게 되지만 애피타이저와 메인 디저트의 순서에 따라 먹으면 그
음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더 살릴 수 있다
( 사진출처: 음식 - 기타 갤러리의 '호두과자'님의 사진 )
그렇다면, 초밥을 먹을 때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을 혹시 알고 있는가?
최근 많이 생기고 있는 해산물 뷔페 내의 초밥 코너와 일반 회전 초밥집
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을 만큼 초밥은 큰돈 들이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 되었다, 무심코 가장 좋아하는 계란 초밥이나 비싼
성게 초밥에 손이 가게 마련인데 어떤 종류의 생선부터 먹어야 하는지
한번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초밥을 먹을 때는 담백한 것부터 먹는 것이 정석이다, 똑같은
초밥이라도 먹는 방법과 순서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므로 담백한 재료
부터 기름진 재료인 흰색, 붉은색, 푸른색 생선 순으로 먹어야 하고, 그
후에 조개류와 알 류, 롤 이나 장어같이 조미된 생선류를 먹는 것이 좋다
< 초밥 먹는 순서 >
흰살 생선류: 광어,도미
붉은색생선류: 참치,연어
알 류 : 성게, 연어알
조미가 된 초밥류 : 장어, 계란
< || 흰 살 생선류 >
도미, 광어, 농어 등 흰살 생선을 가리킨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다른
생선보다 맛이 옅어서 처음 먹어야 그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 광어
횟감으로도 유명한 광어, 쫄깃하고 담백한 육질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
게 인기가 있다, 처음 회를 접하는 사람도 광어의 단맛과 은은향 때문에
거부감이 없이 먹을 수 있다
# 도미
부드럽게 살살 녹는 흰살생선의 왕, 겨울보다 봄에 더 맛있고 등보다는
배를 상등품으로 쳐준다, 지방층이 있어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것이 특징이다
< || 붉은 살 생선류 >
지방층이 풍부한 생선들로 대표 어종이 참치이다, 참치는 오토로(大トロ)
라 불리는 뱃살이 최고급이고, 그 다음은 츄토로(中トロ)라고 불리는 뱃살
바로 아랫부분이다, 그 외에도 꽃 다랑어, 연어, 송어 등을 빨간 생선으로
분류한다, 맛이 진하기 때문에 흰살 생선을 먹은 후에 먹는 것이 좋다
# 오토로 (大トロ)
참치 부위 중 최고로 치는 대뱃살부위이다, 지방층이 함유되어 있어 맛이
굉장히 부드럽다
# 연어
하얀 줄이 규칙적으로 섞인 오렌지빛을 띠며 표면이 매끄럽게 기름기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생선 중에서도 지방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고소
하고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든다
< || 푸른색 생선류 >
살은 붉은색을 띠고 있지만 등 푸른 생선류인 고등어, 전어, 학꽁치, 전갱
이 등이 푸른색 생선류에 들어간다, 대체적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고 조리하
는데 푸른색 생선들의 특징인 비린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소금을 뿌려서
식초에 절여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짭짤하고 시큼하게 조리되어 있어 붉은
색 생선을 먹고 난 후 먹는 것이 좋다
# 고등어
등 푸른 생선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영양만으로는 다랑어
못지않지만 비린내가 강하여 손이 많이 가는 매우 까다로운 재료이다
< || 알 류 >
연어알이나 날치알, 성게 알등이 초밥용으로 쓰이고 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으면서도 영양적으로도 훌륭한 초밥이다
# 성게알
처음 먹는 사람은 특유의 성게 맛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달걀 노른
자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크리미한 식감과 바다의 향의 진한 풍미를 담고 있어
한번 맛본 사람은 성게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고가의 초밥이다
# 연어알
다른 알 류와는 달리 크기가 커 한알 한알 씹는 느낌이 독특하다, 씹으면
톡톡 하고 터지는 짭짤한 육즙은 최고의 별미이다, 날것일 때는 비린내가
심하므로 소스에 절여 맛이 배어나게 한다
# 장어초밥
요리사의 솜씨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리법이 중요한
메뉴이다, 장어에 쓰이는 소스는 달기 때문에 먹고 나면 입안에 소스의
맛이 남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마무리로 먹는 것이 좋다
# 달걀초밥
달걀과, 생선, 산마를 넣고 만들어 굉장히 두툼하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달걀 초밥을 찾아보기 힘들다, 풍미가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달달한
데 일본에선 바닷장어와 함께 초밥집의 솜씨를 가늠하는 척도로 생각한
만큼 기본 아이템이다, 카스텔라와 같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 때문에 디저
트처럼 마지막에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계란 초밥과 장어 초밥처럼 장인
기술이 들어간 것은 가게의 수준을 정하는 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초밥을 먼저 먹어 가게의 수준을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회전초밥집에서 볼 수 있는 과일 디저트와 푸딩은 초밥의 맛과는 별개인
입가심용이다, 과일은 후식으로 많이 먹지만 푸딩과 초밥의 조화는 무엇
일까 궁금하다면 워낙 일본인들이 푸딩을 좋아하기 때문이리라
음식이야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 먹는다면 더욱 맛있는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초밥을
먹고 난 후 곁들여 나오는 초 생강과 락교 등을 먹어 주면 입안이 개운해
진다, 일식에 빠질 수 없는 녹차도 입안의 잡맛을 없애줘 생선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을 한층 더 음미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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