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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陽谷) 2008. 7. 2. 09:36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첫날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8.07.02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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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빗발… 전국 10만명 이용
"시설 이용료 여전히 부담"
"치매와 중풍을 앓고 계신 시어머니를 집에서 13년간 모시다가 내가 병이 났어요. 요양시설 비용이 저렴해진다고 해서 장기 입소시킬 생각에 찾아왔는데 자리가 없네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시립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76)와 함께 찾은 박 모(50)씨는 "빈 자리가 없다"는 직원의 말에 기운이 빠졌다. 박 씨는 일단 3개월 수용이 가능하고 연간 180일까지 입소할 수 있는 단기를 택한 뒤 '차례'를 기다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65세 노인과 치매와 중풍 등을 앓고 있는 65세 미만 노인의 수발을 국가가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가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날 전국 요양시설 1,217곳에 입소한 노인과 집에서 '재가(在家)서비스' 이용을 시작한 노인들은 모두 10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제도 시행 첫날은 비교적 순탄했다. 수혜 대상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아 보였다. 특히 보험적용으로 비싼 요양기관이 저렴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요양센터마다 문의가 폭주했다. 이때문에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병상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시설 충족률이 70%(2,400병상 부족)가 안돼 수혜 대상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서울 금천구의 금천 실버밸리요양원 심연숙(56ㆍ여)실장은 "병상이 이미 만원이어서 자리가 없지만 전화문의는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상황"이라며 "현재 대기자가 100명 정도 되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양시설 이용료가 싸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영등포 구립케어센터 원유순(52ㆍ여)원장은 "요양보험이 시행됐지만 기존의 비용부담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기존 실비용 이용자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 72만원을 냈으나 지금은 55만원 정도 부담하게 돼 여전히 가족들의 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요양기관을 찾은 박 씨도 "전체 비용의 20%만 내면 된다고 하더니 간식비와 추가 여벌옷 등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 많아 한 달 비용이 50만원이 넘어 정말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등급외 판정을 받은 기존의 기초수급 대상자다. 이들은 1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요양시설을 더 이상 이용할 수가 없게 된다. 재가서비스와 노인들의 주ㆍ야간 보호를 담당하는 서울 금천구의 청담노인복지센터 이정희 부관장은 "현재 우리 센터에만 8명의 기초수급 대상자중 3명이 등급외 판정을 받아 내년이면 이 시설을 이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