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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여행

양곡(陽谷) 2008. 4. 29. 20:03



예멘 여행


친구 님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친구 님들이 계신 한국에도 북미주에도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겠군요.

 예멘에서 12일을 보내고 오늘 오만으로 떠납니다. 이 나라는 가끔 외국인 납치 사건이 일어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외국인 출입금지 지역이 많습니다. 그래서 12일 동안 수도 Sana와 예멘 중부의 내륙 지방인 Hadramawt 두 군데서만 보냈습니다. 그래도 예멘은 볼만큼 본 것 같아서 별로 섭섭지 않은 기분으로 떠납니다.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아라비아 반도의 최고 오지로 알려진 나라인데 예상외로 역사도 오래되고 인구도 2천 5백만이 되는 큰 나라입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땅이 제일 비옥한 나라이고 아라비아 반도 고대 문명의 발상지랍니다.

 전에 말씀 드렸지만 노아의 방주와 시바 여왕의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롭게 배운 것은 예멘이 옛 아라비아 무역로가 지나가던 곳이랍니다. 멀고먼 옛날부터 인도, 멀리는 중국에서부터 값비싼 물건을 배로 예멘 남부에 있는 Qana라는 항구까지 싣고 와서 그곳에서부터 지중해 연안까지는 낙타로 날랐는데 그 낙타상인들이 예멘의 오아시스 지역을 통해서 지나갔답니다. 아라비아 무역로는 우리가 잘 아는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못지 않게 중요한 무역로였답니다.

 그 때문에 옛날부터 이 지역에는 부자 도시들이 많았답니다. 시바 여왕의 도시 Shawba도 그 중 하나였는데 낙타상인들이 시바 왕국의 땅을 지나갈 때는 낙타가 싣고 가는 전체 상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을 징수했다 합니다. 전 번에 소개한 요르단의 Petra라는 도시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부자가 된 도시였습니다. 실크로드의 저 유명한 부자 도시들, 부카라, 사마르칸드, 머브. 그리고 모로코의 마라카시 같은 도시들도 역시 그런 식으로 부자가 된 도시일 듯 합니다.

 이 무역로를 지나간 대표적인 상품은 인도의 향료와 중국의 비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 상품은 목적지에 도달하면 생산지 가격의 100배를 받고 팔았다니 정말 대단한 장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중간에 그렇게 많이 뜯겨도 크게 남는 장사였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무역로가 포르트갈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는 해상 무역로를 개발한 다음부터 서서히 사라져버리고 지고 이 지역은 낙후된 지역으로 변해서 이제는 오지란 소리를 듣게 된 것입니다.

 20세기에 들어와 아라비아 반도에 석유가 발견되면서 이제는 중계무역이 아니고 자기네 땅에서 나오는 "Black Gold" 석유를 팔아서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 역시 아라비아의 무역로처럼 오래갈 수는 없겠지요. 어떤 사우디 사람이 우스개 소리로 (진짜는 구미 사람이 지어냈을 것 같은) “My father rode camels. I ride a car. My sons ride jet airplanes. His sons will ride camels." 했답니다.

 Hadramawt 지역 얘기를 하면 이곳을 여행한 영국의 여자 여행가 Freya Stark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1992년에 101세로 서거했는데 수십 년 동안 주로 중동지방을 여행하면서 30여권의 여행기를 쓴 어쩌면 세계 제일의 여자 여행가입니다. 여행으로 이룬 업적으로 Knight 작위까지 받았다는데 “Sir Freya"로 불렸는지 ”Madam Freya"로 불렸는지 궁금합니다. 이 여자의 여행목적은 시바여왕의 도시로 알려진 Shawba 유적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배로 예멘 남단 항구도시에 가서 육로로 Hadramawt를 거쳐서 Shawba로 가는 것이 여행 계획이었는데 불행하게도 Hadramawt에서 장티푸스 병에 걸려서 사경을 헤매다가 영국공군의 도움으로 비행기로 후송되어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답니다. 1934년에 이 여행에 관한 책 “The Southern Gates of Arabia"을 썼는데 인터내셔널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끝낸 책입니다). 이 책 때문의 예멘의 Hadramawt 지역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저 같은 여행자도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Hadramawt의 제일 도시 Sayun 박물관에 가니 그녀가 찍은 여행 사진이 전시되고 ! 있었습니? ?

 예멘의 서문은 이것으로 끝내고 사진으로 얘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여행지도입니다. 제가 여행한 두 지역, Sana 지역과 Hadramawt 지역이 빨간색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간에 있는 도시 Shabwa는 시바여왕의 (Queen of Shabwa) 왕국의 수도였다는 도시인데 (지금은 폐허만 남은) 가보고 싶었으나 그 주위 전체가 외국인 출입금지 지역이어서 못 갔습니다. Sana와 Hadramawt 지역은 항공편으로 왕복을 했습니다.



우선 건축물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이 사진은 예멘의 수도 Sana의 구 시가지인 Old Sana입니다. Old Sana를 처음 보는 순간 이런 곳이 다 있나하고 정말 놀랬습니다. 1999년 중국 윈난성의 리장을 보았을 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Old Sana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을 받을 정도로 특이한 곳입니다.



흙벽돌로 지은 집인데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요. 적어도 멀리서 볼 때는 그렇습니다.



지금도 100% 사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예멘에 와서 이곳만 보고 가도 후회가 안 될 정도로 멋있는 곳 같습니다.



거대한 바위 위에다 지은 “Rock Palace"란 별명을 가진 옛날 지방 군주의 집입니다. 이 군주는 무엇이 겁이 나서 이런 곳에 집을 지었을까요?



내부가 생각보다 밝고 아름다웠습니다. 이 방은 일종의 가족실인데 보이는 네 의자는 네 명의 부인의 자리랍니다. 그 위로 이 집 주인 남자의 사진이 보입니다.



화장실이 매우 위생적이었습니다. 왼쪽 구석에 보이는 곳이 대소변을 보는 곳인데 대소변은 건물 밖 수십 길 밑 땅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어있습니다. 손을 닦는 물과 그릇도 보입니다. 이 건물에는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깊이 275m의 우물이 있다는데 보니 깊기는 한데 정말 그렇게 깊은 지는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라면 바위가 우리나라 바위와는 달리 파기 쉬운 바위인 모양입니다.



예멘에는 산 위에 지은 도시가 많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산정에는 요새가 있고 마을은 산정 밑으로 있습니다.



마을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보이는 곳은 제법 큰 연못인데 이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물을 길어다 식수로 사용합니다. 아마 지하수인 것 같습니다. 중앙에 있는 산정에 있는 요새는 이 지역을 수백 년 동안 지배했던 오스만제국이 끝까지 함락시키지 못했답니다.



이 마을의 집들은 모두 석조입니다.



“예멘의 맨해튼”이란 별명을 가진 Shibam이란 유네스코 지정을 받은 도시입니다.



정말 맨해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한때 Hadramawt라 불리는 이 지역 왕조의 수도였던 곳인데 “시바 여왕”의 도시 Shabwa가 지진으로 폐허가 된 후에 그곳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세운 도시랍니다. 아직도 100% 사용되고 있는 도시입니다.



“시바 여왕”의 왕국이 있었던 Hadramawt 지역은 아라비아 반도에서 제일 땅이 비옥한 곳이고 아라비아 반도 문명의 요람지였던 곳이랍니다. 이 지역을 마지막으로 지배했던 군주의 (Sultan) 궁전인데 (Sayun이란 도시에 있는) 원래는 요새였던 건물을 1920년에 궁전으로 개조했답니다. 지금은 박물관인데 이 군주의 후손들은 어디에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이 지역을 1930년대에 외국여자로서는 처음 방문했던 영국 여자여행가 Freya Stark이 찍은 흑백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궁전 방의 창문인데 이곳 옛날 건물의 창에는 유리가 없습니다. 비가 올 때나 모래 바람이 불 때는 덧문을 닫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이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하겠습니다. 제일 눈에 띠는 것은 남자들이 배에 차고 다니는 칼과 머리 수건입니다. 머리 수건은 머리에 쓰기도 하고 어깨에 들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피부색은 대부분 거무칙칙합니다.



어린이도 칼을 찹니다. 이 소년 같이 피부색이 흰 사람들도 가끔 보입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과 흑인의 피가 섞인 혼혈족인 것 같습니다.



기념품 상점 주인인 이 사람도 칼을 차고 있습니다. 이 칼은 실용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장식품 역할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칼집이 90도 이상으로 굽은 것이 특이하게 보입니다.



나를 태우고 반나절 관광을 갔던 이 택시기사는 자식이 15명인데 “Three madam." 하며 껄껄 웃었습니다. 마지막 부인 한 명도 조만간 채울 것이라 했습니다. 이란 여행을 했을 때 내가 묵었던 호텔의 60대 주인이 자기는 칠순기념으로 젊은 여자와 결혼을 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듣고 괴상한 나라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제가 전세 탠 택시에 공짜 손님들을 태웠는데 자그마치 7명이 탔습니다. 허락을 받고 사진 한 장을 찍었는데 표정이 좀 험악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구경을 간 지역은 수도 Sana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외국여행객 납치사건이 가끔 일어나는 곳이랍니다. 지난 10 수년 동안에 약 100명 이상의 외국인 납치사건이 있었는데 한두 번 외에는 외국인을 해치지 않았답니다. 주로 정부를 상대로 전기를 넣어달라, 길을 포장해 달라, 감옥에 있는 자기네 사람들을 풀어달라는 식의 교섭을 위한 납치였답니다.



금요일이라 차려입고 나들이를 가는 (아마 회교 교회에) 부자가 정답게 보입니다. 아버지 키가 너무 커 보입니다. 이 나라 남자들 정장에는 양복 상의가 포함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부자 모두 앞에는 칼을 차고 있을 것입니다.



성인 여자들은 모두 이런 차림입니다. 어쩐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이 예쁜 소녀도 나이가 차면 얼굴을 가릴 것입니다.



먼지가 푹석 거리는 땅바닥에 혼자 앉아서 종이를 찢어서 소꿉장난을 하고 있는 소녀.



코를 흘리고 있는 이 두 개구쟁이 소년들도 몸이 먼지투성이입니다.



거리 풍경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시장 풍경입니다. 이 나라는 차와 전기에 관계된 것을 빼놓으면 사는 모습이 백년 전이나 다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중동에서 아마 현대화를 제일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제일 뒤진 나라 같습니다. 진짜 중동을 보려면 예멘을 꼭 봐야 한답니다.



길가 가게가 아주 초라하게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삼성 디지털 센터가 의젓합니다. 길 건너에 있는 소니 상점은 삼성 상점에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택시기사 한 친구에게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게 만들었더니 한국이 더 잘 나가는 나라라고 했습니다.



낙타를 이용해서 기름을 짜고 있습니다. 이 낙타는 하루에 10시간을 이렇게 빙빙 돈답니다. 낙타치고는 한심한 신세인 것 같습니다.



저녁때가 되면 날씨가 선선해지고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서 담소를 나눕니다. 모로코나 튀니지 같이 좀 잘 사는 나라에는 야외 카페가 있는데 이 나라는 가난해서 그런지 없었습니다,



하루에 5번씩 시끄럽게 예배시간을 알리는 방송을 하는 회교 사원 탑에는 확성기가 보입니다.



예멘의 도시 풍경입니다.



산야는 대부분 이렇게 황량합니다.



그러나 오아시스에는 이렇게 농경지도 보입니다.


야자나무도 많이 보입니다.



Hadramawt에서 Sana로 가는 비행기에서 찍은 예멘은 황량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예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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