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부정의’라는 가짜 프레임 뒤에 숨은 오락가락 정책의 민낯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소셜미디어(X)를 통해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철회를 향한 비판에 대해 “호오가 교차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며, “종부세 인상 한도 200%는 정의롭고 150%는 부정의한 것도 아니다”라고 직접 ‘정의·부정의’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나아가 이를 극히 일부를 가지고 헐뜯는 선동과 음해로 규정하며 진실에 입각한 정치를 촉구했다.
정책의 실패를 성찰하기는커녕, 유치한 말장난과 이분법적 잣대로 논점을 흐리며 국민의 화를 돋우는 태도는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툭하면 정책 비판에 대한 답변을 엉뚱한 방향으로 비틀어 내놓곤 하는데, 이쯤 되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화를 돋우려 작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정의에 대해 언급할 자격이나 있는가. 과거 대통령 이전의 논란들은 최종적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으니 차치하더라도, 불과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X에 올린 청년 주거대책 구상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고금리와 과도한 세부담을 이기지 못한 주택 소유자들의 집이 경매 시장에 쏟아지면 정부가 이를 대량 매입해 청년 임대아파트로 쓰겠다는 발상을 올리지 않았던가. 요새는 대통령이 X에 글을 올리면 바로 지시가 되니 충성스런 실무부서에서 곧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오지않겠나.
서민과 중산층이 세금 폭탄과 고금리에 못 이겨 피눈물을 흘리며 집을 빼앗기듯 경매로 넘기게 만들고, 정부가 그 비극의 주택을 싼값에 사들여 청년들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정의로운 정책이란 말인가. 이것이 이재명식 정의인가. 누군가의 재산적 파탄과 주거 상실을 자양분 삼아 공공의 임대 공급 실적으로 삼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잔인하고 기형적인 약탈적 구상에 불과하다. 서민들의 희생과 피눈물 위에 만들어지는 청년의 보금자리가 과연 어찌 정의로운 주택정책이 될 수 있을까. 정작 정의를 논해야 할 곳은 바로 이러한 약탈적 발상과 설익은 정책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설익은 정책을 덜컥 던져놓고 시장에 혼란을 자초한 뒤, 이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쏟아지면 어김없이 정의와 부정의같이 논점을 흐리는 유치한 이분법적 잣대를 꺼내 든다. 자신들의 정책 수정이 마치 선과 악, 혹은 정의로운 개혁 세력과 기득권의 대결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것이다.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은 도덕적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사전 검토와 시뮬레이션 없이 성급하게 제도를 강행하여 시장에 혼란을 주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힌 뒤에야 "아니면 말고'식으로 태도를 바꾸는 무책임한 행태에 있다. 공청회 등에서 쏟아진 대출 규제 해소나 실수요자의 절박한 호소는 철저히 외면하다가, 여론이 악화되어 지지율이 급락하고 비판이 거세지니 마지못해 방향을 선회하면서 정작 그 원인과 책임을 성찰하기는커녕 여론의 지적을 이분법적 선동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비단 이번 종부세 논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요 부동산 규제나 민생 정책 과정에서도 정교한 사전 검토 없이 밀어붙이다 부작용이 터져 나오면 슬그머니 발을 빼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지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해 놓고도, 이를 정당한 비판 세력과의 이념적 대립이나 정의의 프레임으로 포장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불리해질 때마다 수시로 정책을 후퇴하는 식이라면, "명코(MYUNGCO· Jaemyung chicken out)"라는 조롱을 받는 것도 결코 과하지 않다.
진정한 정치와 행정의 역량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 완벽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 추진 과정을 겸허히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서 비롯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의라는 거창한 깃발을 치켜들고 비판을 도덕적 이분법으로 덮으려는 얄팍한 술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남 탓과 프레임 전환이라는 구태를 벗어던지고, 철저한 사전 검토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정책으로 돌아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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