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보수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제대로 회복했는가?
보수정당은 과연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는가?
나는 오늘의 국민의힘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는다.
현재 국민의힘은 과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정통 보수정당인가?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생각할 것이 많다. 1990년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이 노태우의 민주정의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합당하면서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이후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을 거쳐 오늘의 국민의힘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스스로도 이러한 정당의 계보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국민의힘 안에는 과거 민주계에서 출발한 정치인과 보수·공화계에서 출발한 정치인들이 오랜 세월 함께해 왔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보수정당의 외연을 넓힌 역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도대체 이 당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게 한다.
더욱이 우리 현대정치사에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책임 문제는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과제다.
그러므로 이제 보수정당이 정말 새롭게 태어나려면 단순히 당명이나 지도부 몇 사람을 바꾸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보수가 무엇인지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 국가안보, 개인의 자유와 책임, 작은 정부와 효율적인 행정, 그리고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 대한 균형 있는 역사인식.
이러한 원칙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출신 정당이 어디였는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 반대로 과거에 어느 정당에 있었느냐보다 지금 무엇을 믿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인적 교체가 아니라 보수의 가치와 정체성을 처음부터 다시 세우는 근본적인 재건이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존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드는 방법도 하나의 정치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해산”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이다.
새로운 보수정당은 특정 인물이나 특정 계파의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도 말고, 반대로 정치적 필요에 따라 보수의 역사 전체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
과거를 냉정하게 평가하되 대한민국을 지켜온 공적은 계승하고, 잘못은 분명하게 반성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정당이어야 한다.
나는 지금 대한민국 보수정치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간판이 아니라 새로운 지도자와 새로운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보수라면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지도자를 중심으로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믿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보수의 해체가 아니라 보수의 재건,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의 정상화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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