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로누스
탕 탕 탕
뿔 한 쌍이 툭, 떨어진다
총을 맞자마자
이미 떨어질 준비가 되었던
뿔갈이 크리스마스 시즌이기 때문이다
덩치커다란 숫사슴은 급히 사라져버렸다
매운 찬바람이 많이 불어서인가
이른아침인데 아직까지도
조심스런 사슴은 한 마리 기척조차 없다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밤새 지치지도 않은 리트리버가
수백미터를 달려서 잡은 꿩을 물고 온다
런던 교외 킹스우드 주택가에 있는
시동생집 부근의 사과밭 사냥농장이다
국민학교 가는, 종로4가와 청계천4가
사이의 도로변에 총포사가 여럿 있었지
유리창으로 엽총 소총 사냥총들을 보았다
80년대 중후반에 녹용문화가 있어서
녹용 녹혈 먹는 일로 친목계가 있었고
여러군데 함께 따라다녔다
가족 보양으로 녹용은 기본이고
사슴 뿔을 받아 거실벽이나 현관벽에
걸어놓는 집도 있었는데
문제는 녹혈이었다
입술에 묻은 붉은 피, 그 빛깔과 냄새를
지금도 배멀미구토 증세가 일어난다
하는 일은 바꾸어도
원하는 일은 못바꾼다
겨울이 온다
왜 크리스마스인가
뿔을 버리고 봄의 새 뿔을 기대하는
숫사슴처럼
해리포터의 패트로누스를 소환하는
희망의 언어처럼
행복한 생각을 해야한다
슬프면
잘못된 선택의 맥주잔에 갇힌 말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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