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이영애 시/ 세월과 가을

양곡(陽谷) 2024. 10. 8. 20:26

나는정말
그냥 하늘만 보았는데 어느새인가 하늘이 높아져 있다

하늘의 구름은 하얀백로의 깃털처럼  너무도 뽀얗다

나는 늘그런줄 알았는데
가을이 이렇게 왔다

호랑나비의 입맞춤에 코스모스가 수즙게 웃고
익어가는 열매와붉게   물드는단풍이 서로 시새움을 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하면
그님이 떠날가봐
사랑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가을은  이렇게  또 나를외롭게 한다

살다보면  단풍잎처럼
아픔도있고 슬픔도 있는것처럼  가을은 그렇게 또 그렇게 깊어가겠지

꽃을 보고 행복해 하는
저 나비처럼 내마음도
사랑에 취해 비틀댄 적  많았지

길가 벼이삭위엔 사랑꾼
메뚜기가 짝짓기를 하네

저마다 생명의 잉태는 본능이기에 그놈들 브끄럼도 없는가 보다

나는정말  꿈인가 싶었는데 가로수 매미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모든 사물의 이치는
바뀌는 계절에 순순히 순응하며  어디론가 사라져간다

우리네 인생도 세월에 순응하며  
잊을것  잊고  
보낼것 보내고
버릴것 다  버리고
때가되어 저하늘이 부르면
훨훨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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