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논개의 노래 /이해우

양곡(陽谷) 2023. 11. 6. 23:42

논개의 노래
/이해우

그이가 죽던 날
내 세상도 끝났습니다

촉석루 바위에서
남강을 내려보니

면면히 이어진 물결
조선의 숨이었습니다

지난날의 눈물들과
한숨 속의 내일이여

강가의 절벽에서
당신들을 노래하다

이 강에 나를 바치니

빛을 내려 주소서

//그동안 논개는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남아 있는 기록을 근거로 진주성의 관기(官妓)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987년 해주 최 씨 문중에서 발행한 《의일휴당실기(日休堂實記)》에 논개 관련 부분이 언급되는데, 최경회를 의미하는 경상우병사증좌찬성최공시장(慶尙右兵使贈左贊成崔公諡狀)에 논개 관련 부분이 언급되어 있다.

/공의 부실(副室)이 공이 죽던 날 좋은 옷을 입고 강가 바위에서 거닐다가 적장을 유인해 끌어안고 죽어 지금까지 사람들은 의암이라고 부른다 (且其副室 公死之日 盛服婆娑於江中巖石 誘賊長因而俱墜死 至今人稱義巖)/

이 기록에 따르면 논개는 관기가 아니라 몰락한 양반 가문의 딸로서 최경회가 목숨을 구해준 것을 계기로 그의 후처가 되었다가 사후 정실부인으로 승격된 인물이라 한다. 그녀의 남편이 죽자 그녀는 적장을 죽이기 위해 연회장에 잠입하기 위해 기생으로 위장하였고 이로 인해 논개가 관기로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부분이 변질되어 알려져 왔는가는 당시가 유교가 지배하던 사회였기 때문이다. 첩이 되었다거나, 왜장을 껴안고 투신하였다거나 그의 숙부가 가산을 탕진하였다거나 하는 사실을 집안사람들은 숨기고 싶었고, 이를 바로 아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변질된 논개 기생설이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졌는데 죽어서도 제 신분이 집안과 지인들에 의해 오도되었으니 참 기구한 여인이었다. - 이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