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등

친구/신의(信義)와 의리(義理)와 충절(忠節)과 지조(志操)를 함의하고 있는 문인화의 최고봉인 세한도(歲寒圖)를 바라보며ᆢ

양곡(陽谷) 2023. 10. 30. 10:44

운현궁 연구실에 걸어 두었던 세한도를 옮겨 반포 서리풀 거실에 걸었다. 남색천에 금분을 더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이다.

세한도를 바라보며ᆢ

가을이 깊어 가고 세월이 익어가는 10월의 끝자락이다.

여름내 푸르던 나뭇잎들이 햇살에 익어 가을이 되니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들어 간다.

인생도 이와 같아 잘 나갈 때는 찾아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ᆢ
권세가 약해지고 곤란한 처지에 놓이면 모두들 떠나가는 것이  염량세태임을 느끼는 가을이다.

벗들과의 관계는 물과 물고기와 같으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도

서로 거역하지 않는 관계라는
막역지우(莫逆之友)도

금과 난초와 같이 향기를 풍기는 관계라는 금란지교(金蘭之交)도

관중과 포숙 같은 친구라는
관포지교(管鮑之交)도

어릴 때부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며 지낸 친구라는 죽마고우(竹馬故友)도

친구 대신 목숨을 내 주어도
좋을 정도라는 문경지교(刎頸之交)도

향기로운 풀인 지초와 난초와 같은 관계라는 지란지교(芝蘭之交)도

제주도에 유배 중인 추사 김정희가 제자인 우선 이상적에게 전한 세한도(歲寒圖)!

세한연후지송백후조야(歲寒然後知松栢後彫也)이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난 후에야 비로서 소나무와 잦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는 논어의 귀절이다.

친구와의 관계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이러한 자연의 이치와 다를 것이 없으니ᆢ

신의(信義)와 의리(義理)와
충절(忠節)과 지조(志操)를 함의하고 있는 문인화의 최고봉인 세한도(歲寒圖)를 바라보며ᆢ

짙어가는 이 가을에 수처작주 화이부동과 세한도가 퇴색하는 통한의 염치를 느끼는 10월의 끝자락 가을 아침이다.

권함춘 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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