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사라짐의 의미/ 신평 시인

양곡(陽谷) 2023. 7. 15. 11:43

[사라짐의 의미]

한 포기 풀처럼 살았고
시든 풀 누렇게 되어
땅속에 녹아내리듯
어느 날 나는 무(無)가 된다
한세상 산 기쁨
오롯이 가슴에 넣고
가만히 뒤돌아볼 때
쌓은 인연
모두 내려놓아야 하는 것
단장(斷腸)의 아픔이어라
적요(寂寥)의 순간 몇 번 깜박거리고
관계의 회로 일시에 끊어진다
남은 흔적
이내 바람 불어 사라지고
이곳의 내가 아닌
저곳의 내가 된다

덧: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내립니다.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시작됩니다. 이 무렵의 별미 중 하나가 옥수수입니다. 중남미 잉카제국 같은 곳에서는 '옥수수의 신'이 따로 있었다고 하지요. 삶은 옥수수 알갱이를 씹으면 그 맛에 묘한 중독성조차 느낄 정도로 맛이 납니다. 저희 집 옥수수는 '찰옥수수'라고 하여 찰집니다. 옥수수를 다 따고 옥수숫대가 누렇게 되면 마음이 무척 허전해지지요. 그 무렵 해서 여름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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