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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허위의 시대...美·유럽, 가짜뉴스·불법 콘텐츠와 전쟁

양곡(陽谷) 2023. 4. 27. 15:22

저물어가는 허위의 시대...美·유럽, 가짜뉴스·불법 콘텐츠와 전쟁

입력 2023.04.27. 03:00업데이트 2023.04.2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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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와 불법 콘텐츠를 막기 위한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과 영국이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소셜미디어(SNS) 규제에 나섰고, 미 연방 정부 기관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짜 뉴스와 조작 동영상 규제에 착수했다. 분란과 차별을 조장하고 편견을 만들어내는 가짜 뉴스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EU집행위원회는 25일(현지 시각) 강화된 ‘디지털서비스법(DSA)’의 규제를 적용받는 19개 서비스를 지정했다. 오는 8월 DSA 시행을 앞두고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등 허위 정보와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의 주범으로 꼽히는 테크 기업을 핵심 규제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지금까지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에 올라오는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미 통신품위법 230조의 적용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가짜 뉴스와 불법 콘텐츠 확산을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가짜 뉴스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미 규제 기관들도 이날 합동 콘퍼런스를 열어 AI가 가짜 뉴스 전파의 도구로 쓰이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방 상원도 AI의 위험을 ‘의회 최우선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EU집행위의 강화된 DSA 규제를 받는 서비스는 구글 검색과 구글 맵, 구글 쇼핑, 유튜브, 구글 플레이,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인스타그램, 애플 앱스토어, 아마존, 알리바바, 알리익스프레스 등 유럽 내 이용자가 월 4500만명 이상인 19개다. EU집행위는 “향후 4~5개 서비스가 추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테크 기업들은 4개월 안에 가짜 뉴스와 불법 콘텐츠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하면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고, 유럽 내 서비스가 금지될 수 있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와 트위터의 경우 과징금으로 각각 70억달러(약 9조4000억원), 27억6000만달러를 부과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강화된 DSA 규정은 빅테크가 문제성 콘텐츠를 인지하면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또 사용자의 인종·정치적 견해·성적 취향을 기반으로 한 광고는 금지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타깃 광고도 금지되고, 주기적으로 가짜 뉴스 확산 등에 대한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완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같은 생성 AI를 통해 만든 합성 영상이나 이미지를 노출할 경우 이러한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티에르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앞으로 대형 플랫폼 업체들은 ‘너무 방대해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식으로 행동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