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와서는 가고

양곡(陽谷) 2023. 2. 24. 12:15

와서는 가고
        
            만해  한용운

   와서는 가고,
   입고는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이 소풍 길에!!~~

   우린, 어이타
   깊은 인연이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인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저 빤히 보이는 길 앞에,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많이 후회했겠지요??~~

   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주렁 미움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린 어이 정다운 인연이,
   맺어졌겠습니까??~~

   한 세상,  
   살다 갈, 이 소풍길!!~

   원없이 울고 웃다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더 낫단 말,
   빈말이 안 되게 말입니다!!~

   우리, 그냥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더불어 즐기며 살다가,
   미련없이 소리없이
   그냥 훌쩍 떠나 가십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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