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 | 복지저널 March 2014 | 065
몽산 하상락(夢山 河相洛)교수는 1915년
6월 4일 경남 합천군 야로면 야로리 82번지
에서 부친 하종구씨와 모친 이자곡 여사의
5남7녀 중 장남으로 출생, 2001년 3월 17
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광복이후 우리나라 70여년의 사회복지
역사에서 국립서울대에 1950년대 후반에
사회사업학과가 생겼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성규
탁, 조기동, 전봉윤, 최일섭, 김성이, 정구
훈, 조흥식, 최원규, 이화옥, 하영경과의 인
터뷰와 사회복지법인 자광재단에서 제공
해준 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것이다.
하상락은 경남 합천군에서 만석지기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그에게는 전통적인 가
정에서 말하는 ‘엄부자모’란 용어는 적절하
지 않아 보인다. 그는 할아버지의 엄격한 지
도하에서 성장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수만 평의 땅을 경작하고 일꾼들을 관리하
는 책임자였으며, 손자나 손녀들에 관한 교
육은 할아버지 뜻대로 진행되었다. 할아버
지는 집안의 장손인 하상락을 초등학교 시
절, 할머니와 함께 종로구 제동에 거처를 마
련하여 서울로 조기유학을 보냈다. 할아버
지는 합천과 서울을 왕래하며 합천군의 농
사일과 하상락의 교육을 엄하게 감독하였
다. 그는 이러한 가정의 교육적인 후원에 힘
입어 경기중학교를 20세에 졸업하였다. 하
상락은 서울대를 정년퇴임하고 자광아동
가정상담원 원장으로 재임할 때, “어린 시
절에는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것
이 중요하지” 라며 초・중・고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했을 때의 외로움을 회고하기
도 하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잠시 직장생활
을 하던 그는 일본 도쿄에 있는 중앙대학교
(中央大學校) 법학부로 진학해 1942년 9
월, 27세에 졸업한다.
하상락의 생애기간 동안 의미 있었던 사
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1941년 3월 결혼한 하상락은 대학
을 졸업한 후 1942년 12월부터 1953년 1월
까지 10여 년간을 조선총독부, 시흥군청,
UN민사원조사령부의 사회과에서 근무하
였다. 하상락이 일생 사회사업을 하게 된
동기는 10여년에 걸쳐 위 세 기관의 사회과
에 근무하면서 생활이 곤궁한 빈민자들을
만나고 상담업무를 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하상락은 1958년 서울대 대학
원과, 1959년에 학부에 설치된 사회사업
학과의 초대 학과장에 부임하였다. 1950
년대 초 미국의 해외개발본부(USFOA:
United States Foreign Operations
Administration)에서는 6.25 전쟁이후 한
국원조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54년 9월
미네소타대학(University of Minnesota)
을 통해서 서울대학교에 농학, 공학, 의약
학, 사회과학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에 걸
친 교육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일명 미네
소타 프로젝트(The Minnesota Project)를
체결, 실행하였다. 당시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동 대학의 헤롤드 메이시(Harold
Macey) 단장과 사회사업대학장 키드나이
(John Kidneigh)교수 등 10여명의 관계자
들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전쟁 후 발전
People
인물 복지선구자 ⑮ 하상락 서울대 사회사업학과 초대 학과장
수 십 년 내다보고
걸출한 인재 길러낸 영원한 스승
우리나라 사회복지학계・현장 곳곳에서 제자들 활동 ‘두각’
이 시급했던 서울대 현대화사업에 참여하
게 된다. 키드나이는 전쟁이후 한국의 참혹
한 사회환경을 접하면서 미래의 한국사회
를 위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
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정부와 협
동하여 하상락, 김학묵, 백근칠을 선발해서
이들을 미네소타대학원에 유학하도록 조
치하였다. 그러나 당시 미네소타대학으로
의 연수는 서울대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만
이 갈 수 있도록 내규로 정해져 있어 이들은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가 없었다.
이때 키드나이는 이들 유학생에 관한 초
청은 미네소타대학이, 장학금은 유니테리
안봉사회(Unitarian Council)로부터 지
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여 이들 3명
은 한국 최초로 미국의 미네소타대학사
회사업대학원(School of Social Work,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사회사업
학 석사과정을 이수할 수 있었다. 귀국 후
하상락은 서울대에 대우 조교수로, 나머지
두 사람은 전임강사 신분으로 교직에 임용
되었다. 후에 하상락은 계속해서 서울대 교
수로, 김학묵은 공직으로 진출 후에 보건
사회부 차관, 적십자사 사무총장으로, 백
근칠은 입양기관인 한국사회봉사회를 설
립, 실천현장으로 진출하였다. 당시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남세진은
1958년 신설된 대학원 사회사업학과에 1
기로, 장인협은 2기로 입학하여 졸업 후 두
사람은 서울대 사회사업학과 조교수로 임
용되었다.
셋째, 그는 1967년 3월 창립총회를 통해
한국사회사업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하상락은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미국의 사회사업가협회 ‘NASW’에서
사회사업가들이 실천현장에서 전문성 향
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의 사회사업가의 조직화와 역량강화에 노
력하였다. 그러던 중 1965년 7월, 대학에서
사회사업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국개별사회사업가(Case Worker)협회
(회장 조성세)가 창립되었다. 그런데 당시
개별사회사업가협회는 대학에서 사회사업
을 전공한 사람 중심으로 참여하였다. 이에
1967년 7월, 하상락, 김운초, 남세진, 조기
동은 대학과정에서 사회사업학을 전공한
사람외에, 현장에서 사회사업시설을 운영
하는 사람들도 회원이 될 수 있는 한국사회
사업가협회를 개별사회사업가협회와 통합
하여 창립하였다.
넷째, 사회사업 실천현장을 강조하던
하상락은 자광아동가정상담원을 창립하
여 정년퇴임 이후에도 아동 청소년과 가
족을 단위로 하는 임상업무에 헌신하였
다. 하상락은 1955년 대자애육원 사업을
시작, 1957년 도쿄에서 개최된 제2차 유
엔 아시아지역 범죄예방회의에 함께 참석
했던 권순영 판사와 함께 1958년 3월 한
국 최초의 공인된 사단법인 서울아동상담
소를 설립 운영했다. 1977년에는 사회복
지법인 자광재단을 설립, 그동안의 모든
사업을 통합운영하고, 다양한 전문상담서
비스를 실천현장에 적용하며 공익적이고
합리적인 법인운영에 기여하였다. 하상락
은 1980년 서울대 사회사업학과를 정년퇴
임한 후에도 그의 나이 80세가 되던 1995
년까지 자광가정아동상담원 원장으로 재
임하였다.
다섯째 후학들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
하였다. 서울대 사회사업학과 1기(59학번)
였던 전봉윤(서울장애인복지관장), 조휘일
(서울여대교수), 2기 김융일(가톨릭대 교
수), 5기 최일섭(서울대 교수), 권오득(한국
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 6기 성민선(가
톨릭대 교수), 7기 김성이(이화여대 교수),
정구훈(자광재단 이사장), 8기 김상균(서
울대 교수), 최성재(서울대교수)를 비롯한
많은 제자들을 육성하였다. 또한 서울대 정
치학과를 나온 성규탁을 지도, 유학토록 해
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초대학과장으로
서 창립에 기여토록 했다. 그런데 하상락은
1980년대 들어 모든 대학의 사회사업학과
가 사회복지학과로 바뀌고, 사회복지교육
의 방향이 임상이나 방법론 보다는 정책이
나 제도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되어가고 있
는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늘 이렇게 당부했다. “10년 앞
을 내다보고 나무를 심어라.”, “클라이언트
를 위해서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상담과 지
원을 해주어야한다.”.
만석지기의 손자로 남부럽지 않게 일생
을 살아온 하상락. 그에게 가장 큰 인생의
아픔은 결혼 후 자녀가 생기지 않았던 점이
었으나 환갑의 나이에 정말 눈에 넣어도 아
프지 않을 늦둥이로 외동딸 영경을 출산했
다. 딸 영경은 “네가 전공하고 싶은 것을 하
라”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그런데 외할아버지의 영향이 남
아 있었을까, 외손주인 최주현은 중학교부
터 자원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더니 통
일복지를 하고 싶다며 2014년도 모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였다.
글 _ 김범수 | 몽골후레대교수ㆍ사회복지역사연구소장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대 2014 사회복지학과 총동문회 산행 (0) | 2014.06.09 |
---|---|
글로벌복지문화연구회 2014 년도 정기 총회 참석 (자문교수 자격) (0) | 2014.05.26 |
스승의 날 꽃다발 (0) | 2014.05.24 |
서울대사회복지학과 창설 고 하상락 교수 탄신 100 주년기념 (0) | 2014.04.17 |
안동(安東) 권(權) --성씨조회 (0) | 2014.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