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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노년층들의 일부인 웬만큼 부를 갖춘 노년층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잘 쓰고 이 세상을 떠나느냐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유를 가진 노년들도 말못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자식과 재산과의 관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자조적인 운율로 버무려져 마치 삼행시나 사행시인 듯한 어구들이 노년들의 입에서 입으로 돌고 있습니다. ‘재산 안주면 맞아 죽고, 반 주면 쫄려 죽고, 다 주면 굶어 죽는다, ‘출가시킨 후 아들은 큰 도둑, 며느리는 좀도둑, 손자들은 떼강도’, ‘빚진 아들은 내 아들,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이랍니다. 이런 말끝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결의가 등장합니다.
“죽을 때까지 돈을 쥐고 있어야 해. 안 그러면 자식들한테 무시당하고 서럽기 짝이 없어지는 거지.”, “다 쓰고 죽어야 해. 그래야 나중에 유산을 놓고 자식들 간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지.” 그래서 ‘쓰죽회’를 만들기로 했노라며 농담반 진담반 말씀하시는 노년들도 있습니다.‘ 다 쓰고 죽자’회라 하여 ‘쓰죽회’입니다.
젊은 시절 고생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 다 키워 출가시켰으니
이제 나를 위해 써야겠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례는 대한민국의 골드 시니어들의 한가한 푸념이지만, 저에게는 이런 푸념들이 다른 나라에서나 듣는 것 같은 어리둥절한 마음입니다.
요즘 인기를 끄는 KBS의 정통 역사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부패 권력자인 이인임(박영규 분)이 실권하여,
이번 주말 방영 분에서는 최영과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할 것 입니다. 죽기 직전 이인임은 아주 의미있는 말을 합니다. "내가 하루 먼저 죽는 것 보다 권력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라는 말을 남김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우리는 하루 먼저 죽는 것 보다 돈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두렵다" 라고
표현한다면 이것은 나만의 잘못된 생각일까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라는 유명한 희곡을 쓴 테네시 윌리암스는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돈 없이 젊은 시절을 보낼 수는 있지만 돈 없이 노후를 보낼 수는 없다."
60세 이상 노인의 빈부격차가 심화하면서 불과 10년 사이 2배가 훨씬 넘는 자살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노인 절반이 ‘빈곤노인’으로 세계 최악의 노인빈곤국군(群)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이 매년 더 악화하고 있는데다 특히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 쓰고 죽자’와는 정반대 상황 속에서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이 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습니다 돈 없는 노년 정말 두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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