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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시대에는 리스크가 너무 많다

양곡(陽谷) 2013. 10. 7. 18:31

 

 

 

              장수시대에는 리스크가 너무 많다

 

 

 

인생백세도처다(人生百歲到處多)시대가 왔다. 두보의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가 된지 오래다. 하기사 두보는 1,300년전 당나라 때 시인이니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는가.

 

옛날에는 수(壽), 부(富), 귀(貴: 사회적 지위가 높음), 강녕(康寧: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함), 고종명(考終命: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음), 자손중다(子孫衆多)를 오복(五福)이라고 행복의 요건으로 삼았다.

 

 

즉 오래 사는 것이 오복 중의 하나였고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했지만, 각자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과 의학 수준의 눈부신 발전으로 암에 걸리지 않는 한 보통 90은 산다. 그러나 이제 장수가 반갑지만은 않다. 물론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오래 사는 것이 당연히 축복 받을 일이다.

 

 

 

노년이 되면 일곱가지 리스크가 있느데, 첫번째는 생각보다 오래 사는 장수리스크다. 오래 살면 생활비나 병원비 등이 바닥이 나서 수명을 다하기 한참 전에 노후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

 

 

 

현금자산이 있다 해도 언젠가는 바닥이 날 것이고 국민연금은 물가상승에 따라 그 가치가 떨어질 것이며 개인연금도 만기가 있다. 주택연금을 받는다 해도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노후 생활 기간도 30~40년 가까이 늘어나면서 주택을 담보한 연금이 소진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90살까지 살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해마다 얼마나 쓸 것인가 예산을 세워 놓고 여생지락(餘生之樂)을 누려 왔는데, 90을 넘겨 살게 되어 남은 돈이 없어 곤란을 겪게 되어 할 수 없이 아들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리스크는 은퇴 후에도 생각만큼 생활비가 들어들지 않는 리스크다. 그 이유는 병원비와 간병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1세에 불과하다. 건강수명이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것으로 실제로 활동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평균수명이 80세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은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을 병치례하며 보내는 셈이다. 질병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도 함께 가져온다. 그러므로 노후를 대비해 돈을 많이 모으는 것만큼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세번째는 인프레 리스크다. 돈의 가치가 자꾸 떨어져 노후를 대비해서 가입해온 연금이나 예금의 실제가치가 자꾸 줄어든다.

 

 

 

네번째 리스크는 편중된 자산구조 리스크다. 최근까지는 목돈이 생기면 부동산에 투자해 두어 노후자금은 별 걱정이 없었다.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노후에 부동산을 팔아서 쓰거나 임대소득으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문제는 '부동산 불패'라고 이런 현상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다보니 자산구조가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하고 말았다. 지금 많은 가정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80대 20 정도이다.

 

 

 

심한 경우에는 전 재산이 강남의 고급 대형주상복합아파트뿐인 사람도 있다. 생계비가 없어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헐값으로 팔기는 아까워서 부동산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은행대출을 받아 생계비로 쓴다고 한다.

 

 

 

소득수준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이상적인 자산관리 원칙이다. 즉,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을 현재와 반대로 20대 80으로 바꾸는 것이 노후를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유교적 사상에서 '그래도 자식에게 얼마라도 물러 주어야지'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데, 부동산을 팔아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며 인생을 즐기다가 남은 것이 있으면 자식에게 물러주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자식들도 부모의 재산을 탐내지 않는다.

 

 

 

미국의 스테판 폴란과 마크 레빈이 쓴 <다 쓰고 죽어라>라는 책에서는 '죽기 전에 한 푼도 남기지 말고 다 쓰라. 자식들에게 재산을 상속한다 해서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 욕심으로 인하여 가족관계가 손상을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상속은 자식들의 삶을 망치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는 수단이다. 돈은 장레비용만 남겨놓고 다 쓰고 죽어라'라고 충격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섯번째는 자녀 리스크다. 아무리 크게 성공하고 많은 돈을 벌었다 해도 자녀문제로 노후에 큰 고생을 할 수 있다. 사업을 하는 자녀가 보증을 서 달라거나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내 놓으라고 하면 거절하기가 무척 어렵다. 더구나 신용불량자가 되었다고 손을 벌리면 어쩔 수가 없다.

 

 

노부부가 생활자금으로 약간의 예금밖에 없어도 어쩔 수 없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내 주위에 어느 노부부는 평생 절약해서 모은 돈을 아들에게 내어 주고 지하쪽방에서 살고 있는 분이 있다. 모모하는 정.관계인사 중에도 자식 사업자금 대주느라고 노후에 고생하는 분을 나는 몇 분 안다.

 

 

 

요즘은 자식없는 노인들이 차라리 속 편하다는 자조섞인 얘기도 있다. 몸이 불편하고 생활이 어려운 경우, 자식이 없는 노인들은 요양시설에 갈 수 있고 정부의 지원금도 받기 때문에 살아가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여섯번째로, 일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무업장수(無業長壽)리스크가 있다. 보통 일이라 하면 금전적 보상과 연결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인간관계나 시간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직장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년퇴직을 하면서 인간관계의 마지막 끈마저 놓게 된다.

 

 

시간관리도 문제다. 매일 등산과 골프 또는 바둑만 두며 지내기에는 30~40년이나 되는 노후가 너무 길다. 무업장수 리스크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그림 그리기, 글쓰기, 악기, 서예 등 예술적인 취미를 찾는 것이다. 원예나 농사 일도 좋다. 약간이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면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 치고 취업해야 한다.

 

 

마지막 장수 리스크는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야 하는 독거장수(獨居長壽)리스크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30퍼센트가 노인들이 혼자 사는 집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배우자와 사별하고 혼자 사는 고령 여성이다. 따라서 노후자금을 관리할 때는 부인이든 남편이든 마지막에 홀로 남는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淸閑 執筆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