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유럽은 국가부채 문제가 그리스와 아일랜드를 거쳐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전염되는 것이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유로존을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독일이 손을 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 때문입니다.
스페인은 그리스와 아일랜드와는 격이 다릅니다. 스페인 경제는 유럽연합에서 5위, 유로존에서 4위의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 스페인의 국가부채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 유럽과 IMF가 만든 구제금융액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왜 스페인은 이렇게 위기에 빠진 것일까요?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위기 배후에는 부동산이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로 호황을 누렸고 그것이 폭발하면서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왜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을까요? 그 뒤에 역시 부동산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이 앞으로 겪어야 될 일일지도 모릅니다. 현재는 잠복하고 있지만 한국의 부동산은 아직도 팽팽합니다. 누구 덕분일까요? 바로 토건정권 때문입니다. 이것은 한국경제가 반드시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암 덩어리입니다. 이제 스페인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1. 스페인은 미국과 영국보다도 더 큰 부동산 버블을 일으켰다.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스페인 부동산은 80%가 올랐다. 이유는 저금리와 신용확대입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그래도 아직도 버티고 있으니 신기하지요? 왜 그럴까요?
2. 부동산 붐이 일면서 고용률은 증가했고 해외 노동자 유입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붐이 붕괴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악재로 작용해 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한국은 어떤가요?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 하부 노동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이 불황으로 돌아서면 이것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3. 붐이 급격히 붕괴하며 실업률이 20%가 넘고 있다. EU 평균은 9.6%인데 그 두 배가 넘고 있다.
4. 스페인은 유로존에 속해 있어 독자적 통화정책이 불가능하다. 가령 자국통화라면 평가절하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제고해 일자리 창출을 할 수가 있을 것이나 이것이 불가능하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수출을 늘릴 수도 없다. 유로가 하락하고 있으나 스페인 수출의 대부분이 유럽지역에 한정되어 있어 유로 하락의 이점을 살릴 수도 없다.
5. 다행인 것은 호황일 때, 스페인은 공공부채를 상당 부분 줄였다. 현재 스페인의 공공부채는 GDP 대비 55% 수준으로 양호하다.
6.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이유는 민간부분을 포함한 총국가부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총국가부채는 GDP의 342% 수준으로 엄청나다. 공공부채는 총국가부채의 14% 수준으로 양호하나 민간부분의 부채가 엄청나다. 이 부채는 거의 전부 부동산으로 인한 부채다.
7. 스페인 은행이 건설과 부동산 개발 부분에 Exposure(위험노출)된 총액이 약 1,600억 유로에 달한다. 한국의 은행들은 과연 얼마나 부동산 대출을 했을까? 그리고 이것들은 안전할까?
8. 스페인 은행의 문제는 스페인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페인 은행에 돈을 빌려준 국가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의 금융기관들이다. 스페인 은행이 망가지면 이들 국가의 은행들도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시스템 리스크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9. tier 1 자본에 비교해 보면 이들 위험노출금액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스페인 은행은 tier 1 자본 대비 113%, 독일은행은 21%, 벨기에 은행은 11% 정도가 된다.
10. 스페인 국채 위험에 노출된 주요 은행은 Barclays, 도이치 뱅크, BNP 등이다. 세계 유수의 메가뱅크들이 목줄이 잡혀있다.
11. 그리스 위기 때 마련된 유럽의 구제금융으로는 스페인 문제가 터지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일 뿐이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위기 뒤에는 이처럼 부동산 버블이 있습니다. 우리도 만만치 않지요. 그나마 한국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수출 부분의 호황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통화정책의 독자성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만. 그러나 언제까지 한국의 부동산이 버틸 수 있을까요? 버블은 터지기 마련입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말을 해줍니다. 저축은행 및 은행의 PF 부실을 언제까지 덮고 넘어갈 수 있을까요? 한국의 가계는 언제까지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은 마약입니다. 악성 종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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