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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일생-엇 박자

양곡(陽谷) 2009. 4. 27. 18:15
부부의 일생-엇 박자

부부의 일생 / 엇 박자
 
=20대= 
 
여자들의 인생 주제는 사랑이다. 
같은 또래 남자들의 인생주제는 취업이다. 
여자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일과 
인생의 목표를 궤도 수정하지만 
남자들에게 취업은 사랑을 위해서도 
절체절명의 것이다.  
 
 
▲ 인도네시아 발리 
 
 
=30대=
 
여자들은 살림살이와 자식을 빼면 인생이 없는 것처럼 산다.
여자들의 우주는 가정이며 가족이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남자나이 30대,
직장과 사회생활에 몸을 바친다.
생존경쟁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하고 승진, 승급,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성공과 출세라는 사회적 성장이 인생의 주제가 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 스위스 마터호른봉
 
여성들은 연애 시절의 달콤함을 
평생 연장하는 것으로 알고 결혼하는 반면, 
남성들에게 결혼이란 가족 부양의 책임이며 
가족을 디딤돌로 삼아 
사회적인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결혼과 가족이 표현적 기능에 치중하는 것이라면 
남성의 결혼과 가족은 도구적 기능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 아이슬란드
 
 
아내들이 남편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은 시기에
남편들은 가족에게 쏟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거의 없는
엇갈린 인생주기에서 수많은 갈등과 반목의 씨가 뿌려지기 시작한다.
 
 
 
 
 
▲ 태국 방콕
 
 
=40대=

남녀를 떠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른바 갱년기라는 시기가 찾아온다.
백날 젊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 키우고 먹고 살다보니
어느새 흰머리가 늘어가고 중년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건강도 예전만 못하고 심리적으로도 허전하고
자기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사춘기의 심리와 비슷한 "사춘기", "나는
여지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나는 누구인가?"하고
자문하기 시작한다. 여자들은 자식 키워봤자 다
품안의 자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살림살이에 대한 집착과 애착도 좀 덜해진다.
가족관계 역시 잘하다가 한번 잘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으므로
열과 성을 다하기보다
욕 먹지 않을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 싱가포르
 
남편에 대해서는 이미 30대에 수없이 많은 
기대와 실망과 좌절과 원망과 분노를 거쳤으므로 
기대도 없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자들의 40대는 관심 밖이던 동창회와 친목계가 서서히 지펴지기 시작한다..
가족보다 친구가 위로가 되고 동반자가 된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자 나이 40대, 일벌레로, 
돈버는 기계로 살아왔다는 회한이 들기 시작한다.. 
말이 좋아 가장이요, 
산업역군이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자신들을 부려먹기만 했을 뿐... 
정서적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는 외로움에 빠진다. 
 
  
▲ 이탈리아 로마
 
 
애인 같은 아내를 바라거나 "불 같은 사랑 한번 해봤으면"
하는 은밀한 욕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가요는 사랑을 위하여 이거나 .갈대의 순정등....
50대가 되면 부부 사이의 "따로국밥" 양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여자들은 되도록 집에 있지 않으려 한다.
여태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더 늙고 병들기 전에
세상 구경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것이다..
 
 
 
 
 
▲ 케냐 마사이마라
 
 
남자들은 이때부터 가정과 가족이 소중해지기 시작한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집, 내 집 뿐이다."
반찬이 없어도 집의 밥이 입에 달다.
남편은 "집으로", 아내는 "세상 밖으로"....
남편은 "섭섭함", 아내는 "귀찮음",
30대부터 잠재해 있던 부부 사이의 엇박자가
이제는 눈에 보이는 "증세"로 나타난다.
아내가 곰탕 끓이면 장기외출의 신호라는 농담도 그런 증세 가운데 하나이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60대=
 
남자들은 가정과 가족에 대해 눈을 뜨고 보니
자식들은 솔솔 빠져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결국 "아내"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마누라 의존도" 100퍼센트.
반면 아내는 자식들을 다 결혼시키고 "제대군인"의 심정으로 자유부인을 꿈꾼다.
아내는 나가고 남편은 기다린다 30대 시절이 역전되었다.
 
 
 
 
 
▲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사원
 
 
예로부터 아내들의 속마음인 "늙은 다음에 보자."가 현실화 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7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 프랑스 파리
 
 
노후를 누구와 보내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70대 남성 69퍼센트가 "반드시 아내와"라고 답한 반면,
70대 여성 66퍼센트가 "절대 남편과 안 보내"라고 했다.
우리나라 우스갯소리에 이사 갈 때 남편은 혹시 놓고 갈까봐
"이불짐 위에 앉아 있어야한다."는 말이 있고 보면
남의 나라 얘기만이 아님? 알 수 있다.
 
 
 
 
 
▲ 이과수폭포
 
 
 7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부부의 일생은 이처럼 엇박자이다.
여성의 삶의 화두는 사랑, 가족, 가정에서 친구와 사회로 나아가는
 반면에 남성은 취업, 동료, 사회에서
 사랑, 가족, 가정으로 옮아가는 엇갈림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