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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魂(꿈속의 넋).

양곡(陽谷) 2008. 8. 17. 14:09
    
 
      신윤복(혜원) / 月下情人(1805)
 

 

 夢魂(꿈속의 넋).


    우리나라 연애시의 최고봉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황진이나
    이옥봉을 들 수 있다.

    '사랑'이란 고금을 통하여 개념 차이를 발견할 수 없고

    시대를 초월한 영원 불멸의 단어일 것이다.



    사랑에 꺾인 애달픈 詩心
    이옥봉의 사랑 시만큼은 조선을 통틀어 독보적이고
    간절하고 정열적인 혼이 가득차  있다고 한다.
    단지 시를 쓴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 받고
    자신이 쓴 시로 온몸을 감고 자살한 조선 선조때 여류시인
    이옥봉,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이옥봉(李玉峰)의 사랑시
    '夢魂(꿈속의 넋)'을 소개하고 싶다.

     




    -자술(自述)-스스로 짓다- ♣ 夢魂(꿈속의 넋)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사창에 달 떠오면 그리움에 사무치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만약 꿈속 넋이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문 앞 돌길이 반쯤은 모래 되었을 걸. 주제 : 이별한 임에 대한 그리움

    ♣ 규정(閨情)-여자의 속마음 平生離恨成身病 (평생이한성신병)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酒不能療藥不治 (주불능료약불치) (술로 못 고치고 약으로도 다스리지 못하네) 衾裏泣如氷下水 (금리읍여빙하수) (이불 속 눈물은 얼음 밑을 흐르는 물과 같아) 日夜長流人不知 (일하장류인부지) (밤낮을 흘러도 그 뉘가 알아주나)

    ♣ 송별(送別)-이별하며- 人間此夜離情多(인간차야이정다) 이 밤, 우리 이별 너무 아쉬워 落月蒼茫入遠波(낙월창망입원파) 달은 멀리 저 물결 속으로 지고 借問今宵何處宿(차문금소하처숙) 묻고 싶어요, 이 밤 어디서 주무시는지 旅窓空聽雲鴻過(여창공청운홍과) 구름 속 날아가는 기러기 울음에 잠 못 이루시리, 당신은

    ♣ 이수(離愁)- 深情容易寄(심정용이기) 깊은 정 쉽사리 전해드리려 欲說更含羞(욕설갱함수) 말로 다하려니 더욱 부끄럽도다 若問香閨信(약문향규신) 임이 만일 내 소식 묻거든 殘粧獨依樓(잔장독의루) 화장도 지운채 누각에 혼자 있다 하소서 주제 : 이별의 슬픔

     


      ♣ 이옥봉 이야기

      조선 인조 때 승지 조희일이 명나라 사신으로 가 그곳 원로 

      대신과 만났다. "조원을 아느냐?" 부친이라하니, 원로대신

      이 <이옥봉 시집>을 꺼내니 조희일은 깜짝 놀랐다. 이옥봉

      은 아버지 조원의 소실로 생사를 모른 지 40여년. 옥봉의 

      시집이 왜 명나라에 있는지, 대신의 얘기는 이러했다.




      40년 전쯤 중국 동해안에 괴이한 시체가  너무 흉측하게

      파도에 떠도는 것을 건져보니 온 몸을 종이로 수백겹 감고

      노끈으로 묶은 여자 시체. 풀어보니 바깥 종이는 백지였고

      안쪽 종이에 빽빽이 시가 적혔는데 "해동 조선국 승지 조원 

      의 첩 이옥봉"이라 씌어 있었다.모두 빼어난 작품이라 책을 

      만들었다 했다.온몸을 시로 감고 죽은 여인 이옥봉. 조선   

      명종 때 충청도 왕족 이봉지의 서녀. 유년부터 시문에 뛰어 

      났으나 천민이라 결혼의 꿈을 접고 상경, 장안의 명사들과  

      함께 단종 복위운동에 뛰어들었고,유명인사가 되었다.




      옥봉은 첩살이가 싫어 결혼을 거부했지만 선비 조원을 사랑

      하여 첩이 되겠다고 했다. 조 원은 옥봉을 받아들이는 대신   

      여염 여인이 시를 짓는 건 지아비를 욕되게 하는 것으로 시   

      를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라기에 지아비의 뜻에 따랐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조원 집안의 산지기 아내가 하소연했다.

      남편이 소도둑 누명으로 잡혀갔으니 조원과 두터운 파주 

      목사께 손 좀 써달라했다. 아전들의 토색질이 분명하여 파주

      목사에게 시를 써 보냈고, 산지기는 풀려났으나 조원은

      "약속 지키지 않는 여자와 살 수 없다"며 내쳤다. 뚝섬 근처 

      방을 얻어 지내며 조원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으나 허사였다.

      조원과의 약속을 지키느라 10년 가까이 시혼을 억눌러 오다

      산지기를 위해 한 수 지어준 일로 쫓겨나다니. 옥봉은 야속 

      하고 애통한 마음을  담아 시를 읊고 또 읊었다.

     
    
    
    신윤복(혜원) /  연당의 여인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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