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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에 시작된 플롬 산악열차의 공사는 20여년 만인 1944년 끝났다. 산악 기차인 만큼 터널이 많은 게 특징.
숫자가 무려 20개, 총 연장 6km나 된다. 더 놀라운 건 이 중 18개를 오직 사람의 힘으로 뚫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공사 초기엔
한 달에 1m 나가는 게 고작이었다고 한다. 터널을 지나다 보면 곳곳에 바윗돌을 깎아낸 거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터널이 아니라 꼭 땅굴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한쪽이 탁 트인 독특한 구조. 덕분에
산 쪽은 벽으로 꽉 막혀 있지만 맞은편 계곡 쪽으로는 시원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악구간은 해발 200m의 달스보튼 역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객차 유리창 아래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
쉴 새 없이 덜컹거리며 구불구불 계곡을 오르고 유리창 밖으로 한 발만 내딛으면 꼭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다.
긴장한 탓에 손에 송글송글 땀이 밸 정도. 발아래엔 깊은 협곡, 머리 위엔 빛나는 눈부신 만년설. 모두가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한 컷이라도 놓칠세라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기차는 이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창밖은 온통 흰 눈 세상. 신록으로 가득한 여름에 출발한 기차가 1시간 만에 겨울에
도착한 것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이동을 한 듯했다. 반소매 차림의 관광객들이 하얀 설원 위 뮈르달 역에 내려선다.
기차는 정상에 도착했지만 길은 끝나지 않는다. 동쪽은 북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오슬로, 서쪽은 피오르 여행의 출발점인 베르겐.
철길은 계속 이어진다. 어디로 갈 것인가.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깊은 협곡과 뾰족한 산 봉우리….
이 지역 전체가 간빙기 빙하가 깎아 놓은 한 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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