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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암의 야경과 일출 그리고 해국~~

양곡(陽谷) 2008. 1. 30. 15:44
  ■ 추암의 야경과 일출 그리고 해국                                         
    하늘에 뜬 달, 호수 물결에 춤추는 달, 바다의 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경포대 정자 위에서 벗과 나누어 마시는 술잔 속의 달,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깃들어 있는 달, 옛풍류객들이 달밤이면 이렇게 다섯 개의 달을 보며 즐겼다는 경포호에 도착했을 때 호수 위엔 달 대신에 영업집 조명불빛이 휘황찬란하게 비치고 있었다.
    호숫가의 갈대도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바닷가로 나가니 철지난 해수욕장은 쓸쓸한 고독으로 신음하듯 파도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선 8톤의 모래가 한쪽으로 다 쏟아지면 1년이 지나는 거대한 모래시계가 오늘도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모래시계공원으로 건너오는 다리와 주변 숙박업소의 조명이 개울물에 어린다.
    백사장으로 나오니 산 위에 올라앉은 선크루즈리조트가 하늘을 항해하는 거대한 배처럼 보였다.
    백사장 한켠엔 높이 솟은 솟대를 중심으로 목각의 12지신들이 모여 야간 점호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추암해수욕장을 들어서니 조용한 밤바다에 바위 형제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란히 앉아 멀리 바다 너머 세상을 얘기하고 있었다.
    수평선 너머에 큰 배들이 정박하고 있는 듯 불빛이 환했다.
    밤에도 오징어는 줄줄이 줄에 매달여 바닷바람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
    바다가 그리워 불쑥 찾아온 나그네에게 9월의 밤바다는 서늘한 바람으로 마음의 먼지를 털어주었다
    아침 5시 반쯤 추암해수욕장으로 나오니 수평선 위로 두터운 구름층이 깔렸지만 아침해가 곧 떠오를 듯 붉은 기운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형제바위도 허리를 굽히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려 자세를 가다듬고 앉아 있었다.
    지난 겨울 이곳에 왔다 가스층 때문에 수평선을 벗어나는 해를 보지 못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장비를 설치하고 기다리는걸 보니 기대가 되었다.
    6시가 지나면서 수평선 위가 점점 더 붉어졌다.
    모래톱에 고인 물에 구름과 하늘이 어리었다.
    6시 13분 바위섬 봉우리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오메가를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위치를 잘못 잡았다.
    렌즈를 바꾸려는데 마음이 급하니 제대로 끼워지지가 않았다.
    얼굴을 내민지 5분도 안되어 수평선을 한뼘은 벗어 났다.
    200mm 줌으로 당겨 보았다. 그야말로 해맑은 얼굴이다.
    떠오른 해는 구름층으로 들어가기 시작하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던 사람들도 자리를 떴다.
    구름 속에 얼굴을 가렸지만 그 기운은 남아 아침의 환희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니 촛대바위가 아침의 기상으로 힘차게 솟아 있었다.
    아침해가 구름을 벗어나자 바다 위에 반짝이는 비단 카펫을 펼쳤다.
    잠에서 깨어난 갈매기들이 바위에 모여 앉아 힘찬 날개짓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절벽을 살피니 아직은 때가 이르지만 간간이 해국이 피어 있는게 보였다.
    아침햇살 받은 추암의 바위들이 아름다웠다.
    줄줄이 널린 오징어들도 햇살에 몸이 투명해 보였다.
    백사장을 걸어 맞은편 바위로 가면서 바라보는 바위섬들이 그림이었다.
    절벽 위 소나무와 어울려 해국이 몇 송이 피어 있었다.
    바다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사랑했기에 굳이 뿌리내리기도 어려운 바위 틈에 자라나 세찬 바닷바람 맞으며 저리도 애처로운 연보라 꽃송이를 피웠을까....
    언덕에 올라 내려다 보는 추암바다가 가을하늘을 이고 짙푸른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하조대로 들어가 등대가 있는 곳에서 하조대 정자쪽을 바라보는 경치가 멋지다.
    정자로 오르며 송림 사이로 등대를 바라보았다.
    하조대 아래 기암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멋진 경치를 연출하고 있었다.
    휴휴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넘으니 넓직한 바위가 바닷쪽으로 펼쳐져 있고 주위에 각종 형상의 작은 바위들이 둘러 있는게 눈에 들어 왔다.
    휴휴암(休休庵) 불이문에서 들여다 본 묘적전이 아담하다.
    불이문 입구에서 부터 특이하게 돌로 조각된 멧돼지 상이 많았다.
    절을 내려와 바다쪽으로 나오니 넓직한 미끄럼 바위 아래 길쭉한 바위가 보이는데 홍법스님이 기도를 드리던 중 바다에 잠겨 있다가 떠올랐다는 관음보살이란다.
    좀 더 오른 쪽으로는 뭍으로 기어가는 듯한 거북이 형상의 바위도 보인다. 거북으로 화한 남순동자가 관음보살을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의미를 붙이고 있다.
    그 외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많았다.
    관세음보살의 손바닥 바위, 발바닥 바위도 있고 연꽃 바위, 연잎 바위도 있었다.
    구름 한점 없는 가을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울려 눈이 시릴 정도였다.
    투명한 바닷물 속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파란 하늘과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절벽 높은 곳에 해국이 무더기로 피어나고 있었다.
 
 
 
 
 
  

출처 : ★~추암의 야경과 일출 그리고 해국~~
글쓴이 : 널love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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