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특히 동남아에서 은퇴 이후 여생을 보내려는 은퇴이민이 활황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나라가 필리핀이라고 하던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방송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초 인간극장에서 필리핀 바기오시에 은퇴이민을 가 정착해 사는 정원영씨 부부 이야기를 내보낸 적이 있는데요, 이 때부터 필리핀 은퇴이민에 대한 일반인들 관심이 폭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정씨 부부는 필리핀 내에서도 연중 13-26의 살기 좋은 기온을 자랑한다는 고산도시 바기오에 정착해 살고 있었습니다. 더운 나라로만 알려졌던 필리핀에 의외로 늦봄, 초여름 같은 날씨가 1년 내내 계속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는 은퇴이민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지요.
♠13-26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사계절 중 가장 살기 좋은 시절 속하는 날씨 아닙니까. 정말 의외군요. 그러나 필리핀 전역이 그 정도 기온인 것도 아닌데, 단순하게 한 도시의 날씨 하나만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필리핀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상당히 가깝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3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요,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가는 것보다 소요 시간이 적은 셈이니 일단 거리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할 수 있습니다. 또 오랜 기간 동안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던 탓에 문화의 서구화가 많이 진행돼있고, 무엇보다 영어가 통용된다는 점도 필리핀의 강점으로 꼽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군요. 그럼 현재 은퇴이민차 필리핀에 나가있는 한국인은 어느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까?
---현재 필리핀 은퇴비자를 받은 한국인은 2500명이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필리핀 은퇴비자를 받은 사람은 무려 1000명이 넘어갔는데요, 필리핀에서 은퇴비자를 발급해준 국가 중 한국이 최고였습니다. 그러나 이 중에는 기존 교민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데요, 교민을 제외한 순수 은퇴이민자만 500여명 가량 될 거라는 게 관계자들 얘기입니다.
♠은퇴비자 얘기가 나왔으니 은퇴비자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지요. 필리핀 은퇴비자를 받으려면 어떤 자격조건을 갖춰야 합니까?
---필리핀이 은퇴이민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필리핀은퇴청은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이 은퇴이민자 유치를 국책사업으로 정했을 정도니 필리핀이 은퇴이민자 유치를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 결과 예전에 비해 은퇴비자 받기가 많이 수월해졌는데요,
지난해 11월부터 필리핀은퇴청은 연금수령자에 한해 은퇴비자 예치금을 1만달러로 대폭 내리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단 1명일 경우 80만원, 부부는 100만원 이상을 매달 연금으로 받는 경우에 한정짓기는 했는데요, 연금수입이 있는 부부라면 900만원 가량의 예치금만 내면 바로 은퇴비자를 받을 수 있으니 아주 수월하게 은퇴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외에 연금수입이 없는 경우의 사람들도 연령대별로! 예치금을 대폭 낮춰 더욱 손쉽게 은퇴비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놨습니다. 단 35세 미만자는 은퇴비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은퇴비자는 한번 받으면 죽을 때까지 유효한 건가요? 은퇴비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은퇴비자를 받은 후에는 3년마다 갱신만 하면 됩니다. 일종의 재등록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요, 갱신도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대행사들이 있어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필리핀 현지 대행사.필119컨설팅(주)890-0119 문의하시면 편리 합니다.
♠필리핀으로 은퇴이민국가를 정했다고 치면, 이제 지역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은퇴이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는 어디라 할 수 있습니까?
---앞에서 잠깐 얘기했던 고산도기 바기오와, 수도 마닐라가 최고로 꼽힙니다.
바기오는 말씀드린대로 해발 1300-1700m에 위치하는 고산도시라 연중 기후가 온난합니다.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소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더운 날씨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특히 선호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기오는 마닐라로부터 북쪽으로 210km 쯤 떨어져있는데요. 3월부터 6월까지는 마닐라와 바기오 사이에 매일 비행기가 1편씩, 나머지 기간에는 일주일에 3편씩 편성되기 때문에 교통도 나쁘지는 않은 편입니다. 비행기를 타면 45분만에 마닐라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버스를 이용할 경우엔 필리핀 도로 사정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꼬박 5-6시간은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단순히 기후가 좋은 것만으로 선호되는 도시다라고 얘기하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기후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바기오는 원래 필리핀에 주둔해있던 미군의 여름 휴양지용으로 개발된 도시입니다. 미군이 개발한만큼 각종 생활편의시설과 도로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있어 들어가 살기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기오는 무려 대학이 10여개나 몰려있는데다 유흥시설도 거의 없어 필리핀의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꼽힙니다. 사실 은퇴이민을 가시는 분들 상당수가 자신들의 은퇴 후 여생 보내기 목적도 있지만 더불어 손주 교육 등의 목적도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도시 바기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번에는 마닐라 얘기를 좀 해보도록 하지요. 마닐라는 어떻습니까?
---하숙 등을 통해 생활비를 조달할 요량이라면 마닐라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마닐라 내에서도 최고 번화가인 마카티 지역과 시내 고급 주택가에 한국인 은퇴이민자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다는 게 교민들 설명입니다. 실제 마닐라 고급주택가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한 은퇴이민자를 만나봤는데요, 1층에는 부부와 입주가정부가 거주하고 2층은 하숙생이 거주하는 식으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하숙생 1명당 100만원 가량 받는다고 하는데요, 4명 정도만 케어해서 한달 수입이 400만원이라 가정하면, 가정부 2명, 운전사 1명의 인건비를 비롯해 식비 등 모든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골프와 맛사지까지 즐기는 생활을 하면서 약간의 저축도 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합니다.
♠지금 생활비 얘기를 하셨는데요, 사실 은퇴이민지로 동남아를 찾는 이유가 바로 저렴한 생활비 때문이 아닙니까. 보통 생활비는 한달에 어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될까요?
---사는 지역에 따라, 또 생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아예 매입해 월세를 내지 않는다면 생활비를 훨씬 줄일 수 있겠지요.
마닐라 시내 고급 주택가나 고급 아파트를 빌리려면 월 130만원 가량은 월세로 내야 합니다. 그러나 바기오를 포함해 지방으로 내려가면 월 40-50만원만 주고도 꽤 괜찮은 집에서 살 수 있습니다. 생활비로 마찬가지로 폭이 넓은데요, 한식을 고집하면 식재료비가 꽤 나올 수 있겠지만, 필리핀 재래시장에서 재료를 사다 음식을 만들어먹는다면 한달 식비 10만원 안팎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현지인들 얘기입니다. 정리해보면 임대료를 제외하고 가정부와 운전사를 고용해 필리핀 중상류층 수준으로 생활한다고 해도 월 250-300만원이면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면 가사도우미 1명을 쓰는 데 월 8만원,! 운전사 1명을 고용하는데 월 15만원, 하루 4만원이면 부부가 골프를 즐길 수 있고, 10명이 모여 즐겁게 바비큐 파티를 해도 5만원이 채 들지 않는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정말 한번 가볼만 하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겠군요. 다시 필리핀에서 살만한 도시 얘기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바기오, 마닐라 외에 또 추천해줄 수 있는 지역으로는 어디가 있습니까?
---동시생활권인 수빅과 클락 또한 각광받는 지역 중 한 곳입니다.
수빅과 클락은 각각 미군 해군기지와 공군기지가 있던 도시인데요, 역시 미군이 거주했던 지역인만큼 생활편의시설과 인프라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수빅과 클락은 향후 큰 포그이 부동산 가격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는 지역이어서, 특히 은퇴이민과 동시에 투자이민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곳을 선택해볼만 합니다. 현재 공사 중인 수빅-클락 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두 도시는 30분내 생활권이 됩니다. 또 클락에 조만간 대규모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인데요. 때문에 이 지역에 한국인 은퇴촌을 짓겠다는 계발계획을 가지고 현지를 답사 중인 한국인도 꽤 많을만큼 현재 한창 개발붐이 불고 있는 지역입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필리핀이란 나라가 참 매력적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꼭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주의해야 할 점들도 좀 알려주시지요.
---바기오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동남아 도시들이 그렇듯 매우 무덥습니다. 또 바기오는 기후가 온화한 대신 습한 지역이어서 소위 습병이라는 것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종종 눈에 띄입니다. 또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국가라 대형쇼핑몰이나 극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들어가려면 꼭 신체검사와 소지품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런 모풍경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외에 부동산 구입과 관련해서도 주의할 점이 많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콘도미니엄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아파트와 같은 형태의 주거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택은 물론 토지도 외국인 소유가 전면 금지돼있습니다. 때문에 필리핀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한국인의 상당수가 콘도미니엄에 눈을 돌립니다. 그런데 특히 수빅, 클락 같은 지방에서는 단독주택 위주로 은퇴촌이 건설되고 있어 가끔 주택소유권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합니다. 개인이 아닌 법인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법안에 근거해 약간의 편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있습니다. 법인은 보통 5명 이상이 돼야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인 1명과 필리핀 4명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해 법인 이름으로 주택을 구입합니다. 이 때 필리핀인 4명은 동시에 ‘권리포기각서’를 쓰기 때문에 한?! 뮌? 1명이 실질적인 소유권을 갖고 올 수 있는 식입니다. 현지에 가보니 이같은 편법을 동원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아주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한 분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현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 전언입니다.
♠그렇군요. 필리핀 은퇴이민을 고려하는 분들이 그래도 한번 필리핀에 직접 가서 두 눈으로 본 후 결정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이런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들에 대한 소개를 좀 해주십시오.
---현재 필리핀은퇴청 한국지사에서 정기적으로 필리핀은퇴이민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필리핀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각 도시의 살만한 거주지들을 보여주고, 필리핀 물가도 체험하고, 필리핀에 먼저 은퇴이민을 온 선배들 얘기도 들어보고 하는 식으로 내용이 구성돼있어 유용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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