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 서면
- -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 -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입니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해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습니까.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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