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역에서
--노준섭--
기다림 놓아버린 빈 역사 기와 위로
석양 부서져 날렸다.
이별 배우지 못한 참새
동백 울타리 넘나들며 짓이 나고
역마당 철길 넝쿨장미 시선에 목마르다.
오래된 벚나무 호위병처럼 늘어서서
녹슨 기찻길 흔적 더듬다 지치는데
어미품 떠나려는 딱따구리
호기심 그득한 시선 번잡하다.
온종일 하늘길 걸어온 해
서산에 걸려 발간 얼굴로 아쉬운 인사 하는데
전년의 기억 더듬다 그리움에 빠져버린 객
철길 더듬어
갈 수 없는 나라
아이 날리는 연 꼬리에 매달려
행여 그리하면 닿을 수 있을지
부질없는 상념에 목마르다.
침목 하나마다 그립다 적어
행여 기적 울리는 어느 날이어든
꼬리 긴 기적에 그 마음 날려나 봤으면
모든 것이 아쉬운 시각
아쉬움조차 내어놓기 더 아쉬워서
입안에 쌉싸름한 버찌 내음 가두고 길로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