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웃자

읽다가 자빠집니다./이영애

양곡(陽谷) 2024. 9. 26. 20:17

읽다가 자빠집니다.

중3때 였습니다.  
마지막 시험으로
생물시험을 보았습니다.

마지막 문제의 답이 항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 문제라도
더 맞추겠다는
욕심에 머리를 쥐어짜고
또 짜다가 결국
똥구멍이라고 쓰고
말았습니다.

정말 그것 밖에는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정답이 항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게다가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 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안되겠다 싶어 선생님께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똥구멍은 맞게 해주세요.

항문은 한자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제 울음공세와 순 우리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여
똥구멍 까지 맞게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친구는 자기도 맞게 해달라고
내민 답이 똥꾸녕 이었습니다.

생물 선생님께서는 그건 사투리라서 안 된다고 하시고
옆에 계신 국어 선생님께서도 곤란한 듯 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흥분한 친구는
이건 생물 시험이지
국어 시험은 아니지 않냐고
박박 우겼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몇 명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가서
자기도 맞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것 이었답니다.

똥꾸녘  똥꾸멍 똥꾸먹, 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근1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결국은 다 틀리게 하고 항문과 똥구멍만 맞게 해 줬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 웃음만 지었답니다.

그 친구가 쓴 답은
똥꼬
였습니다.

ㅎㅎㅎㅎㅎ

웃음이 보약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마무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