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깜을 구하기 어려운 정부의 고민
장관깜을 구하기 어려운 정부의 고민
윤석열 정부가 8개 부처 안팎의 장관을 바꿀려고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에 나서서 2기 내각을 꾸려갈 전열이 가닥을 잡았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에서 준비 소홀로 국제적 망신을 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고 엑스포 유치에 실패해도 정부 장관 중에서 누구 한 명 자기가 잘못 판단하거나 국민을 오도했다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국제 외교에서 판단 미스는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큰지 잘 모르겠다.
책임지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새만금 잼버리대회 준비 소홀로 온 나라가 난리법석을 피고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고도 엑스포 유치를 호소한 그 강심장이 참 대단한 관료들이다. 그 때문에 국민과 기업가들도 헛물을 많이 들이켰다. 새만금 사태가 발생했을 때 부산 엑스포 유치는 물건너 갔다고 해도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벌레 물린 참가 학생들의 상처투성이 사진 한 장을 올리고 이런 나라에 엑스포를 유치토록 하겠느냐고 계속 조롱하였다.
대통령이 외교에서 1호 세일즈 맨으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이는데도 지지율은 32%로 바닥권을 헤멘다. 이는 다분히 정책이 실패했는데도 책임을 지거나 지우지 않다보니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결국은 대통령이 다 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만기친람하는게 아니라 사람으로 정치와 국정을 한다. 한번 쓴 사람을 내치지 않는 것을 윤대통령은 의리로 생각할 지 모르나 국정을 수행하면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으면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국회의원 후보 보충대로 전락하는 대통령 비서실과 내각의 수장이 되다 보니 장관의 권위도 떨어졌다. 총선 출마 정치인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관료나 학계 출신 인사가 이어받고 있다. 그런데 장관 한명을 채우기 위해서는 하도 고사하는 사람이 많아서 200번은 전화를 해야 한 명을 건질 수 있는 상황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장관청문회에 나가 자기는 전혀 흠집이 없는 것처럼 들볶아 대는 국회의원들에게 망신당하기 싫어서 장관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다.
윤정부 들어와서 특이한 사실이 더 보인다.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들이 장관 자리를 마다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다는 것이다. 또 항간에는 몇 개월짜리 장관하려다가 집안과 개인 망신 감수할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고의 엘리트들은 장관직 제의에도 장관을 하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많다.
보수정권은 사회 최고엘리트들을 충원하여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가야 한다. 운동권진보 세력이야 가두 투쟁을 하느라 공부를 할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쳐도 보수정권이 들어서도 진보보다 나은 것이 무엇인가하는 의구심을 갖는다면 인사가 실패한 것이다. 이게 윤정부의 지지율이 낮은 핵심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회의 엘리트들이 내각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는 이면에는 급격하게 성장한 한국현대사에서 자식 교육을 위해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든가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증거이다. 윤대통령이 열심히 하는 데에도 왜 지지율이 반등하거나 오르지 않는가하고 어떤 분에게 물었더니 이유는 백가지가 넘는다고 하였다.
가장 특징적인게 앞 정부의 정책 중 좋은 것은 이어받아야 하는데 이념 따지고 진영 따지다 보니 정책이 단절되는 현상을 든다.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 하도 얼토당토않은 정책을 추진한 것과 사람들 염장을 뒤집어 놓은 정책이 많아서 무조건 반대로 한다는 사실 또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가 정책의 연속성 면에서 그러하고 또 국가안보 분야는 여와 야가 따로 없다고 하면서도 너무 극명한 대척점에 선 정책도 많다.
실제 우수한 인재라고 선발해도 대학가기 위해 전인교육을 하지 않고 국영수 위주, 전공위주 공부를 하고 전공을 공부해도 하도 학문의 변화 속도가 빠르니 평생 학습을 하지않는 한 금방 구닥다리가 되는 전공지식이 되어버린다. 고교과정에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야 편협된 시각을 가진 지도자가 되지 않는다. 누가 장관이 되든 국익을 고려하고 건전한 판단과 상식만 있는 교양인이면 되는데 이게 진영과 이념 논리에 가로막혀 옥석을 못가린다.
선발하여 검증을 해도 당사자가 솔직하게 다 털어 놓지 않으니 국회에서 망신을 당한다. 비교적 개념 있고 잘 할 것이라고 뽑아놓으면 일과시간에 주식이니 뭐니하여 또 금방 금이 가버린다. 많은 엘리트들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청문회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장관이 되면 소신대로 말하거나 일하고 자기 소신이나 양심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 언제라도 책임지고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각오를 하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감투에 너무 집착한다. 제일 수준 낮은 집단이 정치권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말만 앞세우지 실제 내려놓지 못한다. 국회의원을 봉사직으로 돌리고 세비는 회의 참석 실적과 법안 통과 실적을 고려하여 지급하는 방안을 만들어 적용하지 않는 한 정치선진화는 요원한 수준이 될 것 같다.
정치선진화를 위해 많은 제안이 있겠지만 청문회서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분야만 공개하는 청문회로 바꾸어야 한다. 그게 여든 야든 현재 청문회에서 통과안되어도 임명할 수 있는 제도하에서 생채기를 입지 않고 엘리트 장관을 충원할 수 있는 방편이다. 그러한 제도는 여야가 합의만 하면 된다. 장관 중에서 과연 저 사람이 최고 엘리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국가와 국민에게 손해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제도개선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