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사 연재 23. 19세기 유럽의 정치철학 (Continued 5)/PhD. Hugo W. Kim
문명사 연재 23. 19세기 유럽의 정치철학 (Continued 5)
(d) 국민주의(Nationalism)
국가(State)는 국민-영토-주권을 포함하는 정치적 지리적 단위이고, 국민(Nation)은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며 문화적 민족적 단위로서 단일 또는 다민족인 경우를 포함한다. 국민주의(Nationalism)는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국민을 정치-경제-사회의 조직과 운영의 근본적 단위로 삼는 이념이다. 단일 민족의 경우 국민주의는 민족주의와 일치 한다. 국민국가(Nation-State)는 국민 공동체를 기초로 하는 가장 일반적 국가형태이며, 사회계약 이론은 국민국가와 내재하는 개인을 대등하게 놓고, 국민은 합법적 정치 권력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애국주의(Patriotism)는 국가에 대한 충성의 행위 태도의 표현이며, 국민주의는 국민과 국가에 관한 이론적 정의이다. 19세기 유럽에서 국민국가의 승리로 지방의 특성은 국민적 정체성에 종속하게 되었다. 국민국가의 가장 중요한 충격은 획일적 국민문화를 창조하는 것으로, 국민은 공통 혈통, 공통 언어, 여러 형태의 공유 문화로 통합을 이루었다. 특히 의무적 초등교육은 비교적 단일화된 교육과정으로 국어를 전파하기 위하여 가장 효과가 있었다.
[국가 기원 이론] 진화 이론: 사람을 함께 결속하는 수단으로 두 가지 기본 본능이 있다. 첫째 생식 본능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을 유도하고, 둘째 자기보존 본능은 상호 이익을 위하여 주인과 노예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족은 일상생활에서 기본적 욕구를 채워주는 최소한의 기본단위이며, 가족이 모여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고 씨족이나 부족사회가 발전하여 국가를 수립한다. 그러므로 국가는 자연적 사회이며, 인간은 정치적 동물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 힘의 이론: 국가는 공격, 전쟁, 정복, 복속과 같은 힘의 결과로 태어난다. 고대에는 강한 사람이 추종자들의 조력으로 부족 안의 약한 자를 누르고 지휘와 복종의 정치적 관계를 수립하고, 강한 부족이 약한 부족을 지배하여 국가가 시작하고, 강한 왕국이 약한 왕국을 정복하여 제국을 건설하였다. 고로 국가는 힘으로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신성한 권리 이론은 왕권의 정치적 합법성에 대한 정치 종교적 교리이다. 군왕은 지상의 권위가 아닌 신의 의지로부터 통치권을 직접 받았으며, 신만이 불의한 왕을 심판할 수 있고, 폐위나 그의 권력을 제한하는 시도는 신의 의지에 반하며 신성모독이다고 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찰스 1세나 프랑스의 루이 16세는 처형 되었다. 사회계약 이론은 앞에서 논의하였다. 개인이 자신의 안전과 방위를 위하여 자유로운 권리를 국가나 통치자에게 위임하고 보호를 받는다. 만일 군주가 사회계약을 위반하면 신민은 계약을 파기할 권리가 있다고 존 로크는 주장하였다.
[국민주의의 역사] 영국의 국민주의는 17세기 청교도주의에서 일어났다. 당시 영국은 과학적 정신, 상업적 기업, 정치사상과 행동에서 선도적 국가였다. 영국인들은 새로운 시대의 확신으로 새로운 개혁과 새로운 자유가 시작되는 큰 전환점에 서 있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느꼈다. 영국의 혁명에서 낙관적 인도주의는 칼뱅주의 윤리와 결합하였고, 구약의 영향으로 영국인들은 고대 이스라엘 인과 동일시하여 새로운 국민주의를 형성하였다. 당시 영국의 국민주의는 종교 매트릭스에 가까웠다. 그러나 18세기에 와서 영국 국민주의는 자유, 인도주의, 개인의 권리 등에 대해 열정을 가졌다. 존 로크의 정치철학이 미국과 프랑스의 국민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프랑스의 국민주의: 프랑스혁명 이전에 국가는 국토 공국 왕국으로 생각되었고, 거주자는 (국민적 정체성이나 애국심의 의미보다) 통치자나 왕조에 충성으로 형성된 신민이었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은 신민들이 프랑스의 국민임을 자각하게 하였으며, 이러한 개념은 루소의 저술에 영향을 받았고, 국민주의는 군왕의 신민이 프랑스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반영하는 혁명적이며 민주적인 신조였다.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기간에 프랑스는 유럽국가들을 침공하여 그들은 프랑스 침공에 분개하고 독립을 위한 욕구가 증대하였다. 특히 이탈리아와 독일은 오랫동안 군소 국가로 분할되어 정복을 당한 경험은 국민적 단합 의식을 형성하도록 도왔다.
독일의 국민주의는 이성에 대항하는 본능, 정의로운 질서 속에서 합리적 시도에 반하는 전통의 힘, 공통의 열망보다 국민 간 역사적 차이를 강조하기 위하여 시작하였다. 독일은 프랑스혁명, 자유주의, 평등은 (사회질서의 영구적 기초에 반하는) 일시적 상궤이탈 이라고 간주하였다. 자유적 국민주의는 발흥하는 중산층과 새로운 노동자 계급에 영향을 주었고, 1848년 혁명의 물결은 (민주적 수단으로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생을 바친 구세페 마치니 같이) 국민주의자들이 희망을 실감케 하였다. 그러나 비스마르크는 독일을 통일하고 보수주의의 권위적 통치로 자유주의를 억압하고 제국주의를 추구하여 국민주의를 역류하였다.
20세기의 국민주의: 제1차 세계대전은 중앙 및 동부 유럽국가에서 국민주의의 승리였으나, 이들은 국내의 국적갈등과 인접국과 영토분쟁으로 파괴되었다. 러시아 국민주의는 레닌의 집권으로 억압되었고, 세계공산주의운동은 국가 정책의 도구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스탈린은 외세 침략에 대해 국민주의와 애국주의에 호소하였으나, 전후 약소국의 국민주의는 소련 팽창에 저항하는 장애가 되었다. 한편 1919년 파리 평화회의는 국민(민족) 자결주의 원칙으로 국제연맹을 창립하였고 모든 국가 간의 평등과 민족주의 우수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나치 독일은 아리안족의 우수성, 유대인 박멸의 필요성, 슬라브족의 노예화를 호소하였고, 이탈리아의 파시즘도 극단적 민족주의 감성에 기초하여 유사한 방식을 취하였다. 이 시기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식민지에서는 열강의 지배로부터 독립하여 많은 새로운 국가들이 탄생하였다. 1990년대 소련연방의 붕괴, 모슬렘 근본주의의 성장,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붕괴로 극단적 국민주의가 급속히 성장하였다. 1991년부터 세계는 전쟁 가능성이 감소하여 국제분쟁을 경제적 수단으로 해결하려는 자유주의의가 작동하여 세계화로 번영을 이루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과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로 국제관계는 다시 현실주의로 돌아왔으며, 2016년부터 미국 제일주의는 군사적 세력균형으로 국민주의를 추구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것이다.
[국민주의의 주제] 국민주의는 (이념적으로 고려하면)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국민주의는 때로는 완전히 성숙한 이념이기보다 정치적 교리이다. 이를테면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는 이념과 가치가 상호 관련된 복잡한 세트이나, 국민주의는 국민이 정부의 자연적 단위라는 단순한 믿음이다. 둘째 국민주의는 때로는 통상 한 국민을 향한 충성 혹은 다른 국민에 대한 불호(애국심과 적개심)의 감정을 말하는 심리학적 현상이다. 셋째 국민주의는 정신분열의 정치적 특성을 가진다. 이를테면 진보적 반동적, 민주적 권위적, 합리적 비합리적, 좌익 우익으로 다른 시기에 다른 태도를 보인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국민주의를 유혹한다.
국민: 국민주의의 기본적 믿음은 정치조직의 중심 원리가 되는 국민이다. 국민은 공유하는 가치, 언어, 종교, 역사, 전통으로 통상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집합으로 된 문화적 존재이다.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의 국민주의는 국민과 민족 간, 국민과 국가 간, 국적과 공민권 간의 구분이 희미하다. 유기적 공동체: 학자들은 현대의 국민은 고대 민족공동체의 연속으로 민족성과 국민성에 차이가 없다고 한다. 국민 공동체는 동료애, 충성, 의무의 결속에 기초한 강한 집합적 정체성을 가진 사회 집단으로 국민적 충성은 계급적 결속보다 강하다. 국민주의는 국민을 결속하고 국기와 국가를 만들어 국민적 자아의식을 높였다. 자기 결정: 루소는 정부가 왕국의 절대권력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고 전 공동체의 분리할 수 없는 집단의지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민의 정체성은 국민 자결의 원칙에 표현된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려는 욕구이다. 따라서 국민주의 목표는 정치조직인 국민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다. 정체성의 정치: 모든 형태의 국민주의는 집단의 정체성에 기초한다. 각 국민은 국민정신을 가져야 하고, 국민주의의 역할은 국민문화와 전통을 알고 평가하여 발전시키는 것이다. 19세기 독일의 문화적 국민주의는 전통과 민속 부흥, 신화와 전설의 재발견에 있었다. 민족적 국민주의에서, 미국 흑인은 자아의식 발전으로 아프리카에서 문화적 뿌리를 재발견하려고 노력하였다.
[국민주의와 정치] 국민주의는 매우 다른 역사적 정황으로 나타나고 문화적 유산이 대조적이며 정치적 원인과 욕망이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자유적 국민주의는 프랑스혁명에서 형성된 가장 오랜 형태로 많은 자유주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념이 유럽에 신속히 전파되고, 이탈리아 통일의 지도자 주세페 마치니에 의해 분명히 표현되고, 남아메리카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사이먼 볼리바르 위업에 영향을 주어 중남미에서 스페인을 축출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우드로 윌슨의 14개 조항은 자유 국민주의 원칙에 기초하여 유럽재건을 제안하였다. 20세기의 반식민지 지도자들(중국의 손문과 인도의 네루 등)은 자유주의 이념에 고무되었다. 자유 국민주의 이념은 분명히 루소의 일반의지에 표현된 국민주권의 방어로부터 형성되었고, 19세기에 대중 자치정부를 위한 열망이 자유주의 원리와 진취적으로 융합되었다. 국민주의적 단합이 국가 간의 충돌을 초래하기도 하였지만, 국민주의의 신조는 자유주의 이념을 적용하여 만들어졌고, 개인으로부터 국가와 국제정치에 이르는 관계로 발전하였다.
보수적 국민주의는 건설하는 과정에 있는 국민국가가 아니라, 이미 수립된 국민국가에서 발전을 추구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보편적 자기 결정의 원리적 국민주의에 적은 관심을 가졌으나, 국민적 애국주의 감정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결합과 공공질서의 약속에 관해 더 많이 우려한다. 보수주의자에게 사회는 유기적이며, 같은 견해 습관 피부색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국민은 자연히 출현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보수적 국민주의의 주요 목표는 한 국가에서 애국적 충성심과 자존심을 배양하여, 특히 사회주의자들에 의한 계급투쟁의 분열적 책동으로부터, 국민적 단합을 유지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드골은 프랑스의 국민적 긍지에 호소하여 독립과 번영을 추구하였다. 국민주의의 보수적 특성은 전통과 역사에 호소하여 유지되었고, 국민주의는 전통적 조직과 전통적 생활 방식을 방어하였으며, 해외 이민에 반대하였다.
팽창주의적 국민주의: 국민주의의 지배적인 인상은 침략과 군국주의로, 국민적 자기 결정에 대한 원리적 믿음에 상반된다. (1) 제국주의는 이전의 식민주의 팽창과는 달리 대중적 국민주의의 지지를 받아, 국민적 명성은 해외 영토의 소유와 연계되어, 식민지 전쟁의 승리는 국민적 환영을 받았다. 자유주의와 다른 점은 우월과 지배에 대한 믿음인 열광적 애국주의라는 점이다. (2) 범슬라브주의와 범게르만주의: 러시아는 슬라브족으로 동부와 남동부 유럽의 다른 슬라브 사람들과 언어와 문화적으로 연결하였다. 러시아는 슬라브 민족의 단결은 그들의 역사적 사명이라 인식하였고, 1914년 이전의 발칸전쟁은 범슬라브주의 발현이다. 범게르만주의는 독일이 지배하는 유럽을 만드는 팽창적 국민주의이다. 독일의 열광적 애국주의는 나치에서 잘 나타나 있다. (3) 국민적 애국주의(Chauvinism): 이성적 존재인 개인은 (침략, 팽창, 전쟁을 위한 열망으로 표현된) 애국적 감정의 물결 위에 휩쓸린다. 이는 통합적 국민주의로 개인이나 독립된 그룹은 전능한 국민(민족) 속에서 그 정체성을 상실한다. 이러한 군사적 국민주의는 흔히 군국주의를 동반하여, 특정 국민집단에 예속되었다. 국민적 애국주의는 통상 인종주의적 이념을 반영하여, 한 집단의 모든 불행과 좌절이 다른 집단에서 왔다는 속죄의 희생자를 만든다.
반식민주의적 탈식민주의적 국민주의: 반식민지주의는 열강의 식민지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국민적 독립과 자유를 갈망하는 이념이며 운동이다. 아시아 아프리카의 반식민주의 지도자 대부분은 어떤 형태의 사회주의--간디나 네루처럼 완만하고 평화로운 이념으로부터 마오쩌둥, 호찌민, 카스트로와 같이 혁명적 마르크스주의까지--에 매료되었다. 마르크스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계급투쟁으로 노동자 혁명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선동하였으며. 레닌은 자본주의 국가가 식민지 투자를 통해 (낮은 임금, 값싼 원자재, 소비시장으로) 이윤을 취하는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라고 비난하였다. 따라서 식민지 통치를 무너트리는 것은 정치적 독립이며 사회적 혁명을 가져와 정치 경제적 해방을 이루게 된다고 선동하였다. 탈식민주의(Postcolonial)는 제3세계에서 서구의 이념과 문화를 배척하고 그들로부터 독립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TO BE CONTINUED
(e) 무정부주의(Anarchism)
(f) 파시즘(Fascism)
(g) 형이상학적 관념주의에 대한 반동
(h) 공리주의와 영국의 관념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