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동복지시설의 역할과 발전 방향
한국아동복지 세미나에서 반가운 분을 뵈었습니다. 한국아동복지협회 아동정책연구소 황인숙 소장님입니다.
기조 강연에서 발표한 내용 중에서 결론 부분을 공유합니다.
6. 아동복지시설의 역할과 발전 방향
대한민국 아동복지시설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6년 3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진숙 국회의원과 한국아동복지협회가 주최한 <“보호아동의 삶을 다시 묻다”- 아동보호체계 전환과 국가의 책임> 주제의 아동정책토론회에서 평택대 이상무 교수가 발제한 바와 같이 아동인구는 감소하고 감소할 것이다. 아동보호서비스의 기본원칙은 가정형 보호 우선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발생되면 원가정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되, 원가정으로부터 분리가 불가피한 경우에 부모가 없으면 국내입양을 주선하고, 입양이 되지 않거나 부모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 등으로 보호조치를 한다. 또한, 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도 가능하면 원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하고, 학업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24세까지 보호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2024년 아동생활시설 특수욕구아동 보호 현황 조사’에 따르면, 아동생활시설에서 지내는 아동의 41.9%(4,986명)가 ADHD, 경계선 지능, 지적 장애 등을 판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수 욕구아동의 증가는 아동복지시설 직원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고위기 아동은 가정위탁이나 공동생활가정에 배치하기 어렵기에 아동양육시설로 우선 배치되거나 전원 조치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 입양, 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 등의 동향을 보면, 향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어떤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전망할 수 있다. 입양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되었고, 앞으로도 감소될 것이다. 가정위탁은 최근 몇년간 큰 변화가 없었고, 앞으로 다소 감소할 것이다. 가정위탁은 조부모가 양육하는 대리양육이 많고, 그 다음은 친인척 위탁이며, 일반 위탁은 소수이다. 가족의식의 변화로 대리양육과 친인척 위탁은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가 가정위탁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 증가될 수도 있다. 공동생활가정은 최근 5년간 큰 변화가 없었고,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기존 아동양육시설이 분원으로 공동생활가정을 만들면 늘어날 수도 있다. 아동양육시설은 최근 5년간 정원과 현원이 꾸준히 줄고 있다. 전체 아동수가 줄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원가정으로 복귀하거나, 가정형 서비스를 받게 되면 아동양육시설로 입소하는 아동은 줄고 매년 나이가 들어 퇴소하는 아동이 늘면 꾸준히 줄게 될 것이다. 아동수는 줄지만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아동인 특수욕구 아동의 수와 비중이 늘어나기에 직원의 직무 부담을 커지고, 안전은 위기에 빠질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변화와 법령에 맞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준다고 인력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상무 교수는 서울특별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지방 소재 아동복지시설을 예시하여, 시설의 개편(안)으로 아동·청소년 치료회복센터, 영유아전담시설, 치유형 자립지원복합단지, 캠퍼스형 공동생활가정, 다기능 복합시설, 치료특화형 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 타 사회복지사업으로 전환(법인 목적사업 변경), 소재지 지자체로 행정기관 변경을 제안하였다. 8가지 모델 중에서 타 시·도에 있는 아동복지시설은 ‘소재지 지자체로 행정기관 변경’이 해당되지 않기에 7가지 모델 중에서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무 교수의 제안이 실현되려면 보건복지부의 정책 변화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수반될 때 실현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필자는 개별 아동복지시설의 시설장이 의지를 가지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제안하고자 한다.
한편, 전주대 김광혁 교수는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배치기준 개선 연구’라는 글에서 자신이 한국아동복지협회의 지원으로 수행한 ‘아동복지시설 기능전환 및 양육시설 전문화 기능개편 발전방안’ 등을 인용하여, 특수욕구아동이 늘어나고, 아동이 30인 미만으로 줄어드는 시설이 늘어나는데 직원 배치기준은 30인 이상과 미만 사이에 차이가 크기에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배치기준을 1인을 2인으로 산정한다던지 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였다. 아동복지시설의 특성화는 전문화와 다기능화를 중심으로 하고, 소규모화와 함께 종사자 배치기준에 유연성을 높여서 고난이도 아동(특수욕구 아동)이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두 사람의 주제 발제에 대해 한국아동복지협회 신종근 권익위원장이 전체적으로 공감을 표시하였고, 정책토론회에서 논의된 것이 정책화되길 기대하였다. 보호치료시설을 대표한 효광원 김현 원장은 보호치료시설에는 성격이 다른 두 부류의 아동이 입소하기에 학업을 중단한 아동이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원 배치기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자립지원시설을 대표한 검사SOS자립생활관 이강훈 관장은 시설장 포함 직원수가 2명밖에 없는 곳도 있어서 규정대로 ‘상시 근로’해야 한다면 근로기준법조차 지킬 수 없는 열악한 상황을 말하고, 자립준비청년의 성별이 남자와 여자가 있기에 직원도 최소한 성별이 다른 직원이 교대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일시보호시설을 대표한 경기도아동일시보호소 박신재 소장은 일시보호소는 그 특성상 다수 아동이 짧은 기간에 입소와 퇴소를 하는데 재원 아동수에 따라 직원을 배치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시설당 필수인력을 배치해줄 것을 제안하였다.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과 필자가 45년간 아동복지시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복지시설의 사무국장과 시설장 여러분께 다음 몇 가지를 제안드린다. 시설수가 많은 아동양육시설을 중심으로 말씀드린데, 일부 사항은 일시보호시설, 자립지원시설, 보호치료시설에도 해당될 것이다.
첫째, 당분간 아동양육시설의 현원은 30명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2023년 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동양육시설 239개소에 아동 8,609명이 생활하는데 한 시설당 평균 36명이다. 아동복지시설의 인력 배치 기준은 30명 미만으로 떨어지면 다수 직원(일부 보육사는 물론이고 시설당 대체로 한명 근무하는 자립지원전담요원, 사무국장, 생활복지사, 임상심리상담원, 조리원 등) 이 일자리를 잃고 이렇게 되면 아동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다. 매년 출생아동수와 전체 아동수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학대받는 아동은 늘어나고, 피학대 아동중 가정복귀가 되지 않는 아동도 늘고 있다. 학대피해아동은 2023년 현재 쉼터 151개소에서 433명이 살고 있는데, 향후 쉼터도 늘고 쉼터에서 생활하는 아동수도 늘 것이다. 따라서 아동양육시설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하여 학대피해아동 중에서 가정복귀가 쉽지 않는 특수욕구아동을 적극 유치하기 바란다.
둘째, 특수욕구아동은 입양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가정위탁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도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공동생활가정은 7명까지 보호할 수 있지만, 2024년 현재 520개소에서 아동 2,505명이 생활하여 한 가정당 4.8명이다. 한 공동생활아동의 현원을 6명이나 7명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직원을 더 배치해주는 것도 아니기에 많은 공동생활가정은 입소한 아동이 18세가 되어 자립할 때까지 함께 거주하길 희망할 것이다. 따라서 전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배치에서는 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 등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전체 아동의 40%가 넘는 특수욕구아동- 고난이도 아동은 아동양육시설이 좀더 체계적으로 지도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동양육시설은 현행 지침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원을 30명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생활복지사, 자립전담요원, 보육사 등을 신규 채용할 때 공고문에 ‘사회복지사 1급을 가진 사람’으로 명시하고, 우대사항으로 특수교사, 청소년상담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등 정신건강전문요원, 학교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간호사 등 전문 자격증을 추가로 하나 이상 가진 사람을 뽑기 바란다. 그런 자격증을 가진 졸업생을 많이 가진 대학교와 협약을 맺어서 함께 현장실습이나 워크숍 등 학술활동을 하여 관심있는 대학생과 졸업생이 적극 지원하도록 한다. 농어촌이나 중소도시로 고급인력을 채용하기 쉽지 않는 곳은 현재 직원 중에서 관련 학과에 편입학하거나 대학원 석사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기 바란다. 대학생 국가장학금을 활용하면 대학교는 등록금이 거의 무료이고 일반대학뿐만 아니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이버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 보육사도 주간·야간 교대 근무를 하더라도 일주일 2일 정도 야간에 대학원 수업을 수강하면 석사학위 등을 취득할 수 있기에 대학원 진학을 서로 지지하는 문화를 형성하면 좋겠다.
넷째, 향후 보건복지부는 특수욕구아동을 위해 사회복지사 이외에 정신건강사회복지사 등 정신건강전문요원, 임상심리사 등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직원을 지도감독하려면 사무국장, 시설장 등이 관련 전문지식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사무국장과 시설장은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 혹은 박사학위를 취득할 것을 권장한다. 서울에 있는 한 아동상담소는 30여년전부터 사회복지현장실습생을 받을 때 석사과정 학생을 우대하였고, 직원을 뽑을 때 석사학위 이상이 없는 사람은 지원해도 떨어진다는 소문이 났다. 대학교 교수들도 모래놀이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그 아동상담소 소장에게 지도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아동양육시설도 시설장, 사무국장부터 석사학위는 기본이고 박사학위는 선택 정도로 인식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아동양육시설의 장은 한때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였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초창기에 아동복지시설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거의 당연하게 역임했다. 영광의 시절을 회고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다섯째, 인구의 구성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아동양육시설을 계속하기 어렵다면, 사회복지법인의 핵심사업을 공동생활가정사업, 공동생활가정 운영 등 법적으로 가능한 일을 추진하거나, 장애아동을 위한 사업,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업,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가족돌봄청년 지원사업 등 시대적 욕구가 큰 사업을 개척하기 바란다. 초기에는 아동양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또한, 아동복지시설 운영만이 사회복지사업이 아니므로 노인복지사업, 장애인복지사업, 정신건강복지사업, 지역복지사업, 자활사업 등 지역의 복지욕구가 강한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광주에서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했던 한 사회복지법인은 이를 폐쇄하고 모자복지사업을 시작하여 모자보호시설, 미혼모보호사업,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 사회복지관, 어린이집, 지역자활센터, 노인복지시설 운영 등으로 확장하였다. 특히, 노인복지시설을 지을 때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개원할 쯤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반대했던 지역 주민과 그 부모들이 먼저 이용하게 되었다. 주민들은 노인복지시설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위한 시설이라고 반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설로 바뀐 것에 놀라워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도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있어도 보호받을 수 없는 아동을 위한 복지에서 모든 아동을 위한 복지를 지향하면서도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우선 지원을 한다는 관점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고립은둔청년, 가족돌봄청년, 이주배경청소년 등 사회적 욕구는 강하지만 지역에서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기에 기존 아동복지시설은 이러한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시설장, 사무국장 등은 지역구 국회의원, 시·군·구 의원과 시·군·구청장, 시·도 의원과 시·도지사 등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특히,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지도감독과 예산지원에 강력한 힘을 가진 시·군·구 의원과 시·군·구청장과는 소통하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 등을 통해 지역의 여론주도자, 지도자로서 활동해야 한다. 아동권리보장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정부 유관기관들이 연구개발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국가 정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특히, 법률을 개정해야 할 때에는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원회, 국회의원의 연구모임과 연계하여 정책의제를 설정하고 해당 법률을 개정하거나,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아동복지협회의 정책의제 개발 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협회의 각종 위원회는 정책의제를 개발하고, 개발된 의제를 분담하여 해당 국회의원을 마크해야 한다. 예컨대, 중앙협회가 중심이 되고 시·도협회는 해당 시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방식이다.
개발된 정책 의제를 행정부와 입법부에 요구하는 방식도 있지만, 한국아동복지협회, 한국청소년복지학회, 한국아동권리학회 등 관련 학회 등과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그곳에서 논의를 거치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매 5년에 한번씩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아동복지협회는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이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새 계획을 세울 때 의제를 제안하기 바란다. 또한, 정부는 매 5년에 한번씩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아동권리협약 이행보고서(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아동복지협회의 관계자가 정부(보건복지부)가 국가보고서를 쓸 때 전문위원 혹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유니세프 등 아동청소년인권에 관심있는 민간단체들과 협력하여 ‘민간단체 보고서’에도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동복지정책(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학생 체벌 금지, 입양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 아동의 최소 노동가능 연령이 13세에서 15세 이상으로 변경, 공동생활가정의 확대, 아동관련 통계의 확충, 아동권리교육의 강화, 공직선거권의 연령 하향 조정 등)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정부에 권고한 내용이 반영되어 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