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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제 없는 권력은 자유를 삼킨다

양곡(陽谷) 2025. 10. 17. 11:49

• 절제 없는 권력은 자유를 삼킨다

권력의 본질은 통제에 있다. 그러나 권력의 품격은 절제에 있다. 절제 없는 권력은 언제나 자신을 신격화하며, 견제 없는 다수는 결국 또 다른 권력이 된다.
오늘의 민주주의가 맞닥뜨린 위기는 바로 이 ‘절제의 실종’이다.

권력은 강할수록 스스로를 제한해야 한다.
몽테스키외가 “권력은 남용되려는 속성을 갖는다”고 경고한 이유도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됐다. 권력자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때, 제도는 무력해지고 법은 도구로 전락한다.
절제란 도덕이 아니라 체제의 생명선이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다수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또 다른 전제정치로 변질되고 있다. ‘민심’이라는 이름의 도구로 상대의 목소리를 지우고, ‘국민의 뜻’이라는 구호 아래에서 권력을 확장하려 한다. 하지만 다수의 힘이 언제나 정의롭다는 믿음만큼 위험한 환상은 없다.
토크빌이 지적했듯 “자유의 가장 큰 적은 폭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다수의 욕망”이다.

절제는 권력자만의 덕목이 아니다. 국민의 절제 없는 분노는 포퓰리즘을 부르고, 언론의 절제 없는 확증편향은 민주주의를 왜곡시킨다.
절제의 부재는 곧 균형의 붕괴이며, 균형을 잃은 사회는 결국 분열과 혐오의 악순환으로 빠져든다.

이제 우리 사회는 다시 ‘절제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권력의 절제는 법과 제도로, 다수의 절제는 공론과 토론으로, 개인의 절제는 성찰과 책임으로 이루어진다.
절제는 약함의 표식이 아니라 성숙의 증표다.
힘이 있다고 해서 모두 휘두르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강자의 미덕이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언제나 절제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절제가 사라진 권력은 폭력이 되고, 절제가 깃든 권력은 신뢰가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힘이 아니라, 그 힘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품격 있는 민주주의의 절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