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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하면 손해를 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 이해우

양곡(陽谷) 2025. 8. 17. 07:53

满招损, 谦受益 (만조손, 겸수익)
(교만하면 손해를 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 이해우

나이가 들며 좋아지는 것들이 제법 많다. 맘에 여유가 생기고, 예전에는 행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숨 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고가 정착한 것이다.

어린 시절 예쁜 계집애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던 때가 있었다. 요즘의 맘으로 그날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인간관계는 그저 걸어가 이름을 묻고 나누는 것이거늘. 이를 진작에 알았다면. 다가선다는 것이 두려웠고 미지의 문을 두드리는 것에 대한 용기가 부족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집에 와 함께 탁구하던 앨런이란 대만인 친구가 요즘은 '산 마리노'란 시에 있는 중국인 교회에서 탁구를 친다. 나보고 조인하자고 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차로 30분이 걸리는 거리다. 그 거리는 게으른 나에겐 좀 먼 거리다. 그래서 싫다 하였다. 이 때문에 요즘은 그를 한 달에 한 번 보기가 힘들다. 그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두 달 전쯤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커뮤니티 센터의 뒷마당에서 탁구하는 그룹이 있으니, 거기 가라는 말이었다.

가보니 커뮤니티 센터 뒤뜰에는 두 대의 탁구대가 있는데 중국인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난 그 중의 한쪽에 조인하여 치고 싶었다. 이들은 모두 나이가 지긋한 고희(古稀)의 노인들이었고, 모두 탁구를 나보다 잘 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나도 望古稀이니 이쪽이 맞다 싶었다.  

어떻게 다가갈까?
호감을 얻는 일이 먼저였다.

탁구하다 보면 탁구공들이 이리저리 퉁겨져 구르고 게임이 끝나면 이 공들을 모두 수거해야 한다. 난 말없이 공을 픽업하는 도구를 들고 공들을 모아 공을 넣는 상자에 넣어 주었다. 이들은 게임이 끝나자, 한 명이 나 보고 복식으로 한 게임 하고 싶냐 물었다. 물론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였다. 공이 허공을 가르고 새로운 만남이 악수하였다. 게임이 끝났을 때 난 그들의 이름을 물었고 또 나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이름을 나누었으니 이젠 나와 이들 사이에는 좀 든든한 친교의 가교가 세워진 것이다.

난 기억력이 좋지 않아 이름을 잘 까먹는데, 그걸 막으려 이들의 이름을 얼른 휴대전화기에 저장하였다. 그리고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위해 내가 만든 그들의 별명과 특징까지 적었다.

또 한 달이 지났을 즈음, '한'이라 불리는 노 친구에게 몰래 100개의 탁구공을 선물하였다. 그는 이 작은 모임을 위해 매일 뭉텅이 탁구공을 갖고 온다. 몰래 그에게 선물하였지만, 알다시피 이런 일은 금방 소문이 난다. 손흥민이 만 벌의 유니폼을 기부한 이야기도 금방 전 세계로 퍼지지 않았는가 말이다.

ㅎㅎ 이건 키신저의 탁구 외교 같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다 그런 방식으로 움직이는데, 이를 나이가 들고서 실감하고 있다.

그리고 사족처럼 한마디 더 하자면, 나와 탁구하는 이들은 대개가 대만인이고 홍콩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국인이라 불리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찢재명이나 민주당 빨갱이들은 이런 오묘한 사실을 아는지? 가소로운 것들이다.

요즘은 일주일에 4~5일은 탁구를 한다. 그리고 한 달 사이에 3파운드나 빠졌다.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면서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놀랄 '놀'자다. 대만 누님들은 나에게 탁구할 기회를 많이 준다. '넌 살이 좀 빠져야 해'라면서 말이다. 단지 모임도 그렇고, 반지 모임도 그렇고. 이제는 대만 누님들의 사랑도 받는 요즘이다.

주말에는 탁구하지 않아서, 그간 내 생활을 정리하는 글을 써 봤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좋은 방법은 '핑퐁외교' 같은 것이다. 다가가서 이름을 나누고, 기억해 주고, 때론 선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