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복지론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는 매년 ‘지방자치단체 청소년정책평가’를
양곡(陽谷)
2025. 6. 27. 19:28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는 매년 ‘지방자치단체 청소년정책평가’를 실시합니다. 이 평가는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평가는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평가틀을 만들어서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한 정책과 청소년수련관·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에서 수행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모아서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그럼, 사전에 선정된 전문가들이 서면으로 평가하고, 질문사항을 적어서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면 문서로 답변받고 화상으로 질의응답을 하여(각 자치단체당 30분 이내) 2인 이상 평가위원이 평가결과를 제출합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청소년의 수와 재정자립도 등도 다르기에 평가센터는 이점 등을 고려하여 조를 편성합니다. 필자는 다른 한분의 평가위원과 함께 청소년인구가 별로 많지 않고 재정자립도도 열악한 시·군 13개소를 평가했습니다.
이번 정책평가를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청소년인구가 줄고 재정이 열악하다는 객관적인 상황은 비슷했지만 시·군간에 청소년정책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시·군이 청소년수련관 1개소, 청소년문화의집 1~3개소, 청소년상담복지센터 1개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1개소 등을 갖추고 있지만, 교육청·학교와 협력, 엔지오와의 소통 등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두 평가위원이 13개 시·군을 예비 평가한 후에 대면한 날 깜짝 놀랐습니다. 13개소에 대한 평가점수는 조금씩 달랐지만, 1위, 2위, 4위가 일치했고, 하위 평가를 받은 시·군도 일치했습니다. 즉, 평가자는 달라도 평가하는 눈은 거의 같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이 일치했고, 중위권에서만 미세한 편차를 발견하였습니다.
상위 평가를 받은 시·군은 청소년정책의 실적(각종 성과지표)도 좋았고 평가 기준에 맞추어서 보고서도 잘 썼습니다. 하위권 평가를 받는 기관은 실적이 미흡했지만 서류도 부족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각 자치단체는 계획을 잘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잘 집행하여 보고서 작업도 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위 평가를 받는 곳은 해당 업무를 맡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실무를 맡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2025년 평가는 2024년 실적을 중심으로 평가받음).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일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제대로 인계인수를 받지 못해 무엇을 준비하고 설명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기도 했었습니다.
다음 해 평가를 위해 이러한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청소년정책은 시·군이 직접 하는 일도 있지만, 수련관·상담복지센터 등과 협력해야 하는 일이 많기에 계획+집행+평가를 할 때 늘 소통하고, 평가받을 자료를 잘 보관하고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예산의 총액과 세부 내역은 비교적 잘 증빙했지만, 단체장이 청소년정책을 위해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일부 공무원은 “단체장이 청소년행사에서 자주 참석하고 격려말씀을 했다” 정도로 답변했습니다. 이런 증언만으로 부족하고 관련 행사에 참석한 사진이 있거나, 말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거나, 관련 영상이 있으면 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담당자가 중요한 행사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렵지 않게 증빙할 수 있습니다. 예산을 확보하려면 시정 연설을 하고,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며, 이때 단체장의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서면으로 평가할 때에는 ‘근거’가 중요합니다. 결국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은 괜찮은 실적과 함께 적절한 증거(예, 조례, 관련 신문, 행사 사진, 수상 등)를 잘 제시하였습니다.
청소년정책은 청소년관련 사업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언론 자료를 보면 해당 자치단체나 주관 단체가 ‘보도자료’를 제공하여, 비슷한 내용이 반복 게재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00시장·군수가 000행사에 참가했다”는 방식인데, 정작 주인공인 청소년은 빠졌거나 들러리를 서는 듯한 기사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000행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다”와 같은 방식의 기사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보도자료에 의한 천편일률적인 기사를 넘어서 청소년이 올린 기사, 청소년을 인터뷰한 기사, 청소년과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기사가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언론 환경이 바뀌었기에 당사자들이 충분히 사회적 관계망 등을 통해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많은 기관이 정량평가는 어느 정도 대비하는데, 정성평가를 증빙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청소년참여위원회나 청소년운영위원회의 위원이 몇 명이고, 회의를 몇회 했으며, 예산을 얼마 집행했다는 자료는 많지만, 의결사항의 내용, 그것이 다음 사업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빈약했습니다. 더욱이 참여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 참가한 청소년이 어떻게 성장했다고 본인이 느끼는지, 활동 경험이 진로에 준 영향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습니다. 청소년정책의 노력성을 넘어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지표를 설명할 때 정성평가의 방법과 증빙 자료를 내는 방법도 안내해주면 좋겠습니다.
이번 평가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청소년수련시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단체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함께 애써봅시다. 이용교/ 복지평론가 lyg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