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가시리 / 이해우

양곡(陽谷) 2024. 10. 14. 07:32

가시리
/ 이해우

'나 가련다'
그 한 마디
매섭게 하시더니

당신은 가십니다
날 버리고 가십니다

혹여나
당신 잡으면

안 오실까
두렵네요

소나기 뿌려대는
황량한 벌판에서

망연자실
홀로이
울며 웃고 섰습니다

나 혼자 어찌 살라고
당신은 가십니까?

가시리
가시리 있고
날 버리고
가시리 있고

하늘 맑게 개이고
흰구름이 흐르거든

가시던 길 멈추어서
저를 보듯 보시고

丈夫 일 마치시거든
부디 돌아오소서